[단독] "오디션 첫날부터 추행… 무서워서 신고도 못해"

    입력 : 2012.04.19 03:10 | 수정 : 2012.04.19 18:05

    어느 성추행 피해 연예인 고백

    지난 13일 연예인 지망생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연예기획사 O사 대표 장모(51)씨가 이전에도 연예인 지망생을 상대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걸그룹 가수로 활동했던 A(29)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데뷔 전 장씨 앞에서 오디션을 봤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했다. 그는 "수년 전 여성그룹의 멤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강남구에 있는 장씨의 기획사를 찾았는데, 그날 장씨와 이름도 모르는 직원에게 연이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오디션은 처음이었나?

    "2004년 이맘때였다. 봄옷을 입고 있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수를 꿈꿨다. 그날은 정말 준비 많이 했다. 그런데 고작 노래 두 곡을 부른 뒤, 곧바로 성추행을 당했다. 내 노래에는 애초 관심이 없었던 거다. 그게 내가 처음 본 세상이었다. 나이를 먹고 유명해진 지금도 마찬가지다. 장씨뿐 아니라 존경하던 선생님도, 투자자도 모두 '한 번 잘 수 있느냐'는 식으로 접근했다. 그때마다 상처를 받았다."

    ―장씨가 어떻게 했나?

    "장씨는 노래방 기계와 피아노가 있는 부스로 날 데려가더니 문을 닫았다. 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이 망사스타킹을 주더니 자기 눈앞에서 신으라고 했다. 그때 내가 21살이었다. 수치심이 치밀어올랐지만, 가수가 하고 싶었다. 피아노 뒤에서 갈아신었다. 그랬더니 손으로 하체를 더듬으면서 '기분이 어떻나, 소리를 질러도 좋다'고 했다. 무서웠다. 내가 덜덜 떨고 있으니까 '연습을 더 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오디션은 그걸로 끝이었나?

    "오디션이 끝나고 돌아갔는데, 장씨가 오후 9시 30분이 넘어서 '중요한 일이 있다. 당장 기획사로 오라'고 했다. 안 가면 큰일 날 것처럼 굴었다. 갔더니 무슨 영문인지 장씨가 없었고, 컴컴한 회사에 생전 처음 보는 직원이 혼자 앉아 있었다. 내가 '춤을 출까요?'라고 하니까, 그는 '지금 여기서 하자'고 했다. '내게 달려드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너도 지금 해보라. 끼가 있는지 보자'고 하더라. 깜짝 놀라 눈물을 흘렸는데, 내 엉덩이를 만지면서 '너는 이 바닥에서 절대 못 큰다'고 했다. 소름이 끼쳤다. 나는 그 사람 이름도 몰랐다."

    ―신고할 생각은 못했나?

    "그때 나는 어렸다. 겁이 났다. 수치심에 그 누구에게 말하지 못했다. 연예인이 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어머니도 몰랐다. 아마 장씨에게 당하고도 말하지 못한 사람은 그때 내 심정과 같을 거다. 데뷔한 후, 조용히 가족에게 그날 일을 고백했다. 어머니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보다 너무도 담담한 내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셨다. 그날 한숨을 못 자고 뒤척이는 어머니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수년째 연예계에 몸을 담고 있다.

    "장씨에게 당한 이후에 비슷한 일이 없었다고 말 못하겠다. 주변의 일부 연예인 지망생들을 보면 '뜨기 위해서'는 당연히 몸 주고 돈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납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주변에서 거짓말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때 '내게 달려드는 아이들이 많다'던 장씨 기획사 직원의 말은 거짓이 아닐 거다. 내가 봤던 어린 친구는 '누구는 어떻게 (성상납을) 했고, 나도 했어요'라는 이야기를 태연히 했다." 한편 서울 강남 경찰서는 성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가수 K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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