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수원·광주 등 軍공항 이전법 처리하기로 합의

조선일보
  • 최경운 기자
    입력 2012.04.18 03:07

    소음·재산권 침해 이유 들어… 지자체장이 건의때 이전 추진
    10조원대 비용, 대체부지 확보… 이전후보지 주민 반발이 숙제

    여야는 오는 20일 오전 '군(軍)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연 뒤 이날 오후 곧바로 국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5월 30일 임기가 끝나는 이번 18대 국회 중에 이 법안의 본회의 처리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지난 2월 국회에서 군공항이전법을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려다 '국방개혁안은 내팽개쳐두고 총선을 의식해 지역구 민원 법안만 처리하려 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원유철(새누리당) 국방위원장이 상정을 보류했었다.

    공항 한 곳당 이전비용 3조원

    군공항이전법안의 골자는 군용 공항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음과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이전을 건의하면 국방장관이 이전 후보지 단체장 등과 협의를 거쳐 이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전국에 있는 16개 군 공항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곳이 대상이 된다. 작년 말 이 법안의 발의를 주도한 새누리당 유승민(대구 동구), 민주당 김진표(경기 수원정)·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 등은 자신들의 지역구인 대구·수원·광주에서 군 공항 이전 민원이 끊이지 않았었다. 이 세 의원은 군 공항 이전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국방위원(유승민)과 민주당 원내대표(김진표)로 활동하는 18대 국회 임기 동안 처리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위 관계자는 전했다.

    군 공항을 이전할 경우 한 곳당 공항부지만 200만평이 필요하고,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부지까지 매입할 경우 최대 1000만평에 달하는 대체부지가 필요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공항 한 곳을 짓는 데 통상 3조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새 공항 건설비용은 이전을 요구한 지자체 등이 지어 국가에 기부하고, 대신 국방부는 종전 공항부지를 이들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충당된다.

    "법 통과되어도 실제 공항 이전까지는 첩첩산중"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종전 공항부지 개발 수익과 군에서 소음 피해 배상금으로 연간 1200억~1700억원을 쓰는 점을 감안하면 공항 이전으로 국가가 손해 볼 일은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측은 법이 통과되면 전국 각지에서 이전 요구가 터져 나와 이전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전 후보지 주변 지원을 위해 각종 부담금을 면제 또는 감면할 수 있는데, 이게 국고 부담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방부는 2008~2009년 용역 조사를 해 광주 공군기지는 무안공항으로, 대구기지는 경북의 복수 지역이 대체부지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전이 가능한지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전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여야 국방위원들도 법이 통과돼도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국방위원은 "제주해군기지사업에서 보듯 200만~300만평에 달하는 군 기지 이전이 생각처럼 쉽겠느냐"며 "법이 통과돼도 이전이 쉽지 않은 만큼 동료 의원의 민원이라도 들어주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회가 처리하려 한다면 막을 방법이 있겠느냐"고 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국방부가 공항이전법을 받아들이고 대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방개혁안을 처리하자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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