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엠블렘 마스코트에는 그 대회의 정신이 담겨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의 엠블렘 마스코트는 탄생과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서 화제가 됐다.

영국의 저명 디자인 회사 울프 올린스가 디자인해 2007년 6월에 발표한 이번 대회 로고는 '영국'이나 '런던'을 상징하는 요소가 없다. 개최 연도인 '2012'를 '20'과 '12'로 나누어 위·아래로 조합해 만들었을 뿐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삼태극 문양을 엠블렘에 담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중국문화와 붉은색, 베이징, 올림픽 정신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등 역대 올림픽 엠블렘은 개최 국가나 도시를 상징하는 요소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 엠블렘은 '열린 개념'을 지향했다. 나이·국적·언어에 상관없이 전 세계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고, 기본 틀만 유지하면 누구나 색깔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왼) 마스코트인 웬록

그러다 보니 엠블렘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이다. "나치의 심벌을 닮았다" "성적(性的)인 행위를 암시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심지어 이란은 런던올림픽 로고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을 지칭하는 히브리어 '시온(Zion)'을 본뜬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런던올림픽 웹사이트를 차단하기도 했다.

지난해 공개된 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마스코트인 '웬록(Wenlock)'은 근대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이 19세기 잉글랜드 중서부 슈롭셔에 있는 '머치 웬록'이라는 마을에서 치러지는 경기를 보고 올림픽을 창안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지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맨더빌(Mandeville)'은 패럴림픽의 전신이 되는 장애인 경기가 열렸던 '스토크 맨더빌' 병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디자인·제작에 40만 파운드(약 7억2000만원)가 들어간 금속 소재의 외눈박이 캐릭터를 보는 영국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가상의 캐릭터인 두 마스코트의 형상이 기괴하다는 이유로 2010년 발표 당시 찬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