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흉내내며 '김정일의 말' 한 김정은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2.04.16 03:05 | 수정 2012.04.16 14:30

    [北 김정은 첫 대중연설]
    김일성 스타일 따라하며 김정일式 선군정치 역설
    육·해·공군과는 별도로 '전략로케트군' 첫 표현
    제4군 창설한 듯… 핵·미사일 더 주력할 가능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5일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에 참석해 처음으로 대중 연설을 했다. 김은 10만명이 넘는 군중을 상대로 20분간 육성(肉聲)으로 연설문을 낭독했다. 이는 대중 연설을 기피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는 매년 신년사를 낭독하던 김일성을 연상시킨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1950년대 김일성이 입었던 흰색 군 예복을 걸치고 주석단에 선 군부 인사들, 항일빨치산 부대 군복 차림으로 열병식에 등장한 열병 종대와 기마대 등에 대해서도 "김일성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소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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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김일성의 흰옷·모자 측근에게 입히고… 자신은 손동작까지 '할아버지 흉내'… 북한 김정은(왼쪽 사진 오른쪽) 노동당 제1비서가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할아버지 김일성과 비슷한 자세로 인민군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룡해(왼쪽)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 인사들은 김일성이 1950년대 입었던 흰색 군 예복과 모자(오른쪽 사진)를 쓰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김정은은 이날 10만 군중을 상대로 한 20분 육성 연설에선“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김정일식 선군(先軍)정치’를 강조했다. /AP 뉴시스
    1950년대 김일성의 흰옷·모자 측근에게 입히고… 자신은 손동작까지 '할아버지 흉내'… 북한 김정은(왼쪽 사진 오른쪽) 노동당 제1비서가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할아버지 김일성과 비슷한 자세로 인민군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룡해(왼쪽)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 인사들은 김일성이 1950년대 입었던 흰색 군 예복과 모자(오른쪽 사진)를 쓰고 열병식에 참석했다. 김정은은 이날 10만 군중을 상대로 한 20분 육성 연설에선“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김정일식 선군(先軍)정치’를 강조했다. /AP 뉴시스

    그러나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린 이날 연설은 철저히 '김정일식 선군정치 계승'에 맞춰져 있었다. 국가 발전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않고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공갈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평화보다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는 말도 했다. 사용한 어휘만 봐도 '인민군'(25회), '군대'(10회), '선군'(9회), '군사'(7회), '총대'(5회) 등의 호전적 표현이 '인민생활'(4회), '경제'(3회), '산업'(2회) 등 민생과 관련한 표현을 압도했다. 고위 탈북자 최모씨는 "김일성을 흉내 내면서 연설 내용은 김정일 시대의 계승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식 '총대 중시' 정신은 이날 열병식에 처음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 특히 김정은은 이날 연설을 시작할 때 "영용(英勇)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및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이란 표현을 썼는데 '전략로케트군 장병'이란 표현은 사상 처음 등장한 것이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북한이 육·해·공군과는 별도로 핵과 미사일을 전담하는 전략로켓군이란 제4의 군을 최근 창설했음을 시사한다"며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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