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구 연속 볼' 리즈, 박찬호와 무엇이 달랐나

  • OSEN
입력 2012.04.14 00:20





직구를 고집한 리즈와 변화구로 돌아간 박찬호. 두 투수의 결과는 너무도 달랐다.

LG 트윈스는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5로 맞선 연장 11회초 등판한 레다메스 리즈가 4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이며 결국 8-6으로 패했다. 특히 리즈가 네 타자 연속으로 볼넷을 내주면서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도 잡지 못해 '16구 연속 볼'이라는 진기록도 함께 세워졌다.

4연속 볼넷, LG에겐 잊고싶은 기억이다. 바로 지난해 6월 17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9회까지 4-1로 앞서고 있던 LG는 1사 후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볼넷-안타-5연속 볼넷(임찬규 4, 이대환 1)으로 4-6, 역전패를 당했었다.

이날 리즈도 스트라이크를 전혀 던지지 못했다. 11회초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차일목은 내야땅볼로 잡았으나 이후 연속으로 16개의 볼을 던지며 4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밀어내기 1실점을 했다. 리즈는 안치홍에 우전 적시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바뀐 투수 이상열까지 볼넷을 허용하며 이날 투구성적은 ⅓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문제는 리즈가 직구 제구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심광호는 계속 직구를 요구했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강속구가 주무기인 리즈지만 그게 안 들어갈 때는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SBS ESPN 윤석환 해설위원은 "투수가 직구 제구가 안 될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도 안 들어가니 차라리 변화구를 던지게 하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은 "어제(12일) 박찬호가 그랬다. 경기 초반 직구 제구가 흔들리니까 배터리가 곧바로 변화구 위주로 볼 배합을 바꾸더라"고 말했다. 청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1회 첫 타자 이종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네 개의 공 모두 직구였다. 이에 포수 신경현은 다음 타자 정수빈부터 변화구 위주의 리드를 해서 범타를 유도했다. 비록 그 이닝에서 김동주에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이후 박찬호는 7회 1사까지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날 박찬호는 직구(28개)보다 슬라이더(33개) 투심(20개) 커브(8개) 체인지업(3개) 등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이에 박찬호는 경기가 끝난 뒤 "신경현의 리드가 좋았다. 고비 때마다 볼 배합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고 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신경현이 역시 노련하더라. 최고의 리드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바 있다.

리즈-심광호 배터리가 아쉬웠던 장면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안치홍과의 승부다. 4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준 뒤 리즈는 안치홍을 상대로 1구와 2구 모두 변화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3구에서 곧바로 다시 직구를 선택해 볼이 나왔고 4구 역시 직구를 던졌지만 한복판 높은 곳에 몰린 완벽한 실투가 나왔다. 결국 안치홍에 적시타를 허용하며 리즈는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이 장면에 대해 윤 위원은 "변화구 선택은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늦었지만 변화구 두 개로 스트라이크를 잡는걸 보니 계속 그걸로 승부를 했어야 했다. 거기서 또 제구가 안 되는 직구를 무모하게 고집하다 실투가 나왔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리즈가 제구에 애를 먹으며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사이 심광호만 한 번 마운드에 올라갔을 뿐 벤치에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결국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던 리즈는 마무리 투수로서 잊지 못할 각인을 새기게 됐다. 여러모로 LG에겐 입맛 쓴 11회초, 그리고 '13일의 금요일' 이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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