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20 철제 펜스… 일부러 넘어야 빠져, 실종 후 휴대전화 신호 잡힌 것도 의문

입력 2012.04.14 03:08 | 수정 2012.04.14 08:12

자살? 타살? 실족사? 부산 여대생 사망 미스터리
CCTV·목격자도 없어서 물에 빠진 경위 '오리무중'
이어폰, 그대로 귀에 꽂혀… 부검해보니 타살흔적 없어… 우울증으로 자살했을 수도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지난 4일 실종돼 8일 만인 12일 부산 해운대구 자신의 집 인근 대천공원 연못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 문모(20)씨의 사망 원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익사인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물에 빠진 경위에 대한 의문점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경찰은 문씨의 실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자살,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씨의 시신이 발견된 둘레 600m, 최대 깊이 8m인 대천공원 연못은 높이 120㎝인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일부러 펜스를 넘지 않고서는 물에 빠질 수 없는 구조다. 경찰은 일부 산책객들이 종종 철제 펜스를 넘어 연못 계단에서 쉬기도 한다는 점을 들어, 문씨도 펜스를 넘었다가 실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문씨의 캔버스화 신발이 낡아 밑바닥 접촉력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문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가 연못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로여서 문씨가 실족한 뒤 물살에 휩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CCTV나 목격자 등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편입학 준비를 하던 문씨가 공부 스트레스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는 유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문씨는 실종 직전까지 친구에게 '16일부터 중간고사인데, 점수를 잘 받아야 할 텐데' 등 일상적인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고, 어머니에게 전화해 "강가(대천공원 연못)다, 곧 들어간다"고 말하는 등 자살 징조를 보이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일기에도 자살을 암시하는 문구나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문씨는 실종 당일까지 집 인근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등 매우 성실하게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결과 문씨에게선 목을 졸린 시신의 눈에서 나타나는 일혈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신체에 별다른 외상도 없었다. 이어폰도 귀에 그대로 꽂혀 있어 저항이나 몸부림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그를 갑작스레 물에 빠뜨렸을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문씨가 실종된 이후인 지난 9일 두 번, 10일 한 번 기지국에 문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일시적으로 잡혔다. 통상 휴대전화가 물에 빠지면 전원이 꺼지기 마련인데도 신호가 잡혔다는 것이다. 문씨의 휴대전화는 연못 속 시신 옆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해난 사고에서도 실종자 휴대전화가 며칠 뒤 위치추적이 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 소견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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