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프로 뺨치는 시구

조선일보
입력 2012.04.14 03:08

하이힐 신고 치마 입고 얼굴 홍보 하던 시대 가고
이수정·홍수아·박신혜 등 공 하나 던지기 위해 훈련… 포수와 사인 교환 쇼맨십도

예전엔 여성 연예인들이 하이힐을 신고 시구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무개념 시구로 비난 받기 십상이다.
예전엔 여성 연예인들이 하이힐을 신고 시구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무개념 시구로 비난 받기 십상이다.
'홍드로', '이드로', '랜디 신혜'….

'개념 시구'도 진화한다. 프로야구 시구자로 나선 여성 연예인들이 스타일 신경 쓰느라 공은 던지는 둥 마는 둥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하이힐은 운동화로, 치마는 바지로 바뀐 지 오래다. 요즘은 너도나도 화끈하고 개성 있게 시구하려고 애를 쓴다. 로진백(송진)을 쥐었다 놓고,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는 등의 쇼맨십은 기본이다.

야구 경기의 식전행사인 시구는 1908년 일본에서 시작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출범 원년인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주로 정치인들이 맡아왔다. 1989년 영화배우 강수연씨를 시작으로 여자 연예인들의 시구 행렬이 이어졌다.

2000년대 중반 들어 개념 시구가 등장했다. 개념 시구는 시구를 '얼굴 홍보'쯤으로 여기지 않고 야구 선수처럼 진지하게 의식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원조는 2005년 잠실 두산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홍수아였다.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마운드에 오른 홍수아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와인드업을 하더니 있는 힘을 다해 빠른 공을 포수 미트에 꽂아넣어 환호를 이끌어냈다. 홍수아는 당시 뉴욕 메츠의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홍드로'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두산의 열렬한 팬인 홍수아는 이후 단골 시구자가 됐다.

개념 시구의 기본은 홈 팀 유니폼 상의와 바지, 운동화. 레이싱 모델 이수정이 작년 7월 광주 KIA-삼성전에 입술을 꽉 다문 채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사진 1). 리듬체조의 손연재는 작년 4월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SK 전에 앞서 발레리나 같은 유연성을 자랑했다(사진 2). 6년 전부터‘랜디 신혜’로 이름을 알린 탤런트 박신혜는 제구력이 들쭉날쭉하지만 폼만은 일품이다(사진 3).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개념 시구의 기본은 홈 팀 유니폼 상의와 바지, 운동화. 레이싱 모델 이수정이 작년 7월 광주 KIA-삼성전에 입술을 꽉 다문 채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사진 1). 리듬체조의 손연재는 작년 4월 잠실 구장에서 열린 LG-SK 전에 앞서 발레리나 같은 유연성을 자랑했다(사진 2). 6년 전부터‘랜디 신혜’로 이름을 알린 탤런트 박신혜는 제구력이 들쭉날쭉하지만 폼만은 일품이다(사진 3).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작년 7월 광주 구장에 등장한 레이싱 모델 이수정은 투수판까지 밟고 정통파 투수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져 관중뿐 아니라 선수들까지 놀라게 했다. 공 하나를 던지기 위해 한 달 동안 일주일에 6시간씩 레슨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 화제를 모았다. 한 번 연습을 할 때마다 공 400개를 뿌렸다고 한다. 자연스레 '이드로'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KIA-삼성전에 시구를 한 연기자 박신혜는 왼손잡이여서 눈길을 끌었다. 걸 그룹 소녀시대의 유리는 김병현(넥센)처럼 언더핸드로 시구해 'BK(김병현의 애칭) 유리'로 불렸다. 체조 요정 손연재는 작년 LG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와 다리를 수직에 가깝게 들어 올리는 유연성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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