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배' 드는 자리인 北경제사령탑에 곽범기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2.04.13 03:06

    홍석형 등 전임자 잇단 숙청… 강성국가 계획 어긋나면 목숨 부지하기 쉽지 않아
    軍감시조직 수장에 최룡해, 김정은 군부 장악 도우려 장성택이 직접 투입한 듯

    곽범기(사진 왼쪽), 최룡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제4차 당대표자회 결과를 보도하며 곽범기(73) 함경남도 책임비서(도지사)가 당비서와 당 부장,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곽범기는 작년 6월 돌연 숙청된 홍석형 전 경제 비서 겸 계획재정부장의 후임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배 든 곽범기 경제비서

    희천기계공장 지배인 출신인 곽범기는 내각 경제 부총리를 지낸 경제통이다. 2010년 6월부터 2·8비날론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등 북한의 대표적 공장들이 밀집한 함경남도를 맡아 '함남의 불길'이라 불리는 증산 운동을 이끌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강성국가 건설을 다그치기 위해 곽범기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며 "하지만 계획재정부장은 독배(毒杯)를 드는 자리"라고 했다. 역대 계획재정부장의 말로는 좋지 못했다.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2010년 초 총살당한 박남기, 중국식 발전 모델을 건의했다 작년 6월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홍석형이 모두 곽범기의 전임자들이다. 강성국가 건설 계획이 계속 차질을 빚을 경우 곽범기의 운명도 위태로울 수 있다.

    최룡해 임무는 군부 장악

    이번에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최룡해(62) 전 근로단체 비서다. 그는 당 수뇌부 모임인 정치국 상무위원회(5명)에 김정은과 함께 진입한 데 이어 군 감시조직인 총정치국의 수장이 됐다. 김정은이 맡았던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도 승계했다. 대북 소식통은 "민간인인 최룡해에게 군복을 입힌 까닭을 잘 살펴야 한다"며 "장성택이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돕기 위해 자신의 아바타(분신)를 투입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보위부 부장으로 기용된 김원홍(68) 대장도 눈에 띈다. 그는 보위사령관(기무사령관 격)을 지내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 초 총정치국 부국장을 맡아 김정은의 군 장악을 도왔다.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 때는 김정은 옆에 앉아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밀려나는 군 원로들

    '김정일 시대'를 풍미했던 군부 원로들은 한직(閑職)으로 밀려나고 있다. 30년간 대남 공작을 총지휘했던 오극렬(82) 국방위 부위원장은 정치국 멤버가 됐지만 가장 지위가 낮은 후보위원에 머물렀고, 1995년 6군단 반란사건을 진압해 김정일의 총애를 받았던 김영춘(76) 차수는 인민무력부장직을 내놓고 당 부장에 임명됐다. 정부 당국자는 "민방위 무력을 지휘하는 군사부장으로 추정된다"며 "인민무력부장에 비하면 초라한 자리"라고 했다.

    김정일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현철해(78) 국방위 총무국장은 차수 진급과 함께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기용돼 체면은 세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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