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후보 간 과열양상이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 없이 빚어지고 있다.

선거전이 치열해지면 덩달아 후보들의 마음도 조급해지기 때문이다. 후보간 비난전, 고소·고발전 등 과열양상도 비슷하다.

과열양상의 압권은 단연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지역이다.

무소속 정장식 후보 측 캠프에서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가 과거 자신의 친동생 부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지난 8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제수씨가 최근 거액의 돈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상대 후보와 손잡고 근거 없는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어 진실게임의 양상마저 띠고 있는 형국이다.

김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정 후보 측 캠프는 이날 포항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김 후보가 자신의 제수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2002년 5월쯤 김 후보가 부산에 살고 있던 동생 부인 최모(51)씨에게 연락해 "큰 조카 장학금 문제로 의논할 일이 있으니 서울에서 만나자"고 한 뒤, 최씨를 여의도 한 오피스텔에서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형태 후보는 "제수씨는 선장을 하던 동생이 병으로 숨진 뒤 '가족들 몰래 동생 퇴직금 1억2000만원을 추가로 받아 형제끼리 나눠가졌으니 돈을 돌려 달라'며 근거 없는 요구를 했었다"며 "2004년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왔을 때도 이 같은 음해로 경찰조사까지 받았지만 무혐의 결론이 났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내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선전하자 지난 1일 1억2000만원을 요구했고, 큰 형님이 거절하자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9일 정 후보 측 선대위 총괄본부장과 측근 1명, 제수와 큰조카 등 4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북의 한 선거구에서도 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의 성추행 여부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후보 간 공방도 뜨겁다. 대구 달성군 무소속 구성재 후보는 최근 논평을 내고 이종진 후보의 쌀직불금 부당수령 전력을 꼬집었다. 구 후보는 "이 후보는 쌀직불금 부당수령과 장기 대기로 인한 병역면제 등 각종 부적절한 의혹이 있어 여러 차례 공개질의를 했으나,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 후보는 "새누리당이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재직 당시 쌀직불금 부당수령 의혹으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이봉화 비례대표 후보는 공천을 전격 취소했으면서도, 달성군 이 후보에 대해서는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다"며 "이 후보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만이 박근혜 시대를 열고자 하는 달성군민과 대구시민의 여망에 도움을 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종진 후보는 "군수 재직시절 토지 임대를 주면서 아내가 불법인줄 모르고 22만5000원을 수령했고, 나중에 사회 문제가 돼 전액 반납했다"며 "누가 했던 스스로 등한시한 점이 있는 만큼 당시 국민에게 사과했었다"면서 "도덕성을 따지자면 새누리당 공천 신청 과정에서 낙천하면 일절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구 후보가 낙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 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격했다.

중·남구에선 새누리당 김희국 후보가 국토해양부 차관 시절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일조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영준 무소속 후보는 최근 성명을 내고 "대구시민이 신공항 건설에 대한 염원으로 머리를 깎고 농성할 때 국토개발 전문가라는 김 후보는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며 승객도 없는 공항을 왜 짓느냐고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무소속 후보도 "남부권 국민의 신공항 유치 염원을 '억지성 주장'으로 폄하한 장본인인 김 후보에게, 어째서 반대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고, 김동열 민주통합당 후보는 "국토부 차관 때는 신공항을 폄하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앞장서고선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뒤에는 대구시민을 위해서 뛰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차관 시절, 정부가 신공항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두고 논란을 벌였는데 정책결정은 정치권이 하고 행정권은 집행을 하기 때문에 차관으로서 어느 지역이 맞다 아니다 결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경북 구미갑 선거구의 김석호 친박연합 후보는 "새누리당 심학봉 후보가 영포회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고, 지난 2010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증인신청 명단에 올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김 후보가 주장하는 영포라인 및 민간인 사찰 의혹은 새누리당과 총선 경쟁을 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치졸한 선거 전략을 활용한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얄팍한 술수나 다름없다"면서 "정정당당한 정책 대결로 구미시민들의 살림살이와 구미경제 회상에 전력을 쏟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