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숨진 20대 여성, 범인은 낙지가 아니라…

입력 2012.04.02 13:34 | 수정 2012.04.02 20:17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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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월 인천에서 벌어진 ‘산낙지 사망 사건’은 용의자가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질식사’로 위장한 것이라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산낙지 사망 사건’은 20대 여성 윤모(사망 당시 22세)씨가 산낙지를 먹다가 질식사했다는 남자친구 김모(31)씨의 신고로 시작됐다. 당시 윤씨의 사인은 사고사(事故死)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윤씨가 사망 전 2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했고, 보험금 수령자가 김씨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 배성범)는 윤씨의 코와 입을 막아 윤씨를 질식사시키고, 보험금 2억원을 챙긴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윤씨가 사망한 지 2년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4월 19일 오전 3시쯤 인천 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낙지 4마리를 산 뒤 여자친구인 윤씨와 함께 인근 모텔에 투숙했다. 한 시간 뒤 김씨는 모텔 카운터에 전화를 걸어 “낙지를 먹던 여자친구가 쓰러져 호흡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윤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뇌사상태에 빠진 윤씨는 16일 뒤 숨졌다.
 
당시 경찰은 “(윤씨가) 낙지를 먹다가 쓰러졌다”는 김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윤씨가 사고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윤씨의 시신은 화장됐고, 사고 현장에 있던 증거물도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사건 발생 5개월 뒤, 윤씨가 사망하기 한 달 전쯤 2억원의 보험에 가입했고 사건 발생 열흘 전인 4월8일 보험금 수령자가 김씨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뒤 유족과의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이에 유족은 경찰에 “김씨를 수사해달라”는 진정을 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시신과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검찰은 ‘문서 정밀감정’ 및 ‘최면조사’ 등을 통해 김씨가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험금 수령자를 법정대리인에서 김씨로 바꾼 ‘수익자 변경신청서’를 정밀 감정한 결과, 서류가 위조됐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수사를 벌여 김씨를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컥’하는 소리가 나 (윤씨의) 등을 두들겨주고 목에 걸려 있는 것을 뺐다”고 주장하는 등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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