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비를 하던 신한은행 김단비(22)가 종료 4초를 남기고 국민은행 박세미의 공을 가로챘다. 2점차 승리를 굳히면서,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의 대미를 장식하는 멋진 플레이였다.
신한은행은 30일 열린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청주 3차전에서 홈팀 KB국민은행을 82대80으로 따돌리며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2007년 겨울 리그부터 6시즌 내리 정규리그·챔피언전 우승을 휩쓰는 대기록도 이어갔다.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신한은행처럼 오래 리그를 지배한 팀은 없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불리한 여건이 많았다. 간판 포워드 정선민이 국민은행으로 옮겨 갔고, 정신적 지주였던 전주원은 전업 코치가 됐다. 임달식 감독과 주축 선수 6명이 작년 가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시즌 준비를 할 시간도 모자랐다.
급기야 2011~2012 정규 리그 개막전에선 신세계에 졌다. 하지만 충격적인 첫 패배가 약이 됐다. 신한은행은 연승 행진을 해가며 정규 리그 7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선 삼성생명과 국민은행을 연파했다.
3차전에서 26점(11리바운드)을 올린 신한은행 하은주(202㎝)는 기자단 투표 결과 46표 중 24표를 받아 2년 연속 챔프전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슈터 김단비는 챔프전 평균 19점(5리바운드)을 넣어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포인트 가드 최윤아(평균 8점 9.3어시스트)도 전주원의 빈자리를 메웠다.
세대교체와 우승을 동시에 일군 임달식 감독은 "개막전을 지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면서 "선수들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잘 뭉쳐줬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는 임 감독은 "아직 여자 농구에서 할 일이 더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7연패, 8연패까지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