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은 29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가 자신의 진상 폭로를 막았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2010년 10월 15일 장씨에게 "사건을 축소하면 할수록 좋은 거다. 부풀려져서 우리한테 좋을 게 없다"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장씨는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를 파괴한 혐의로 진경락 과장과 함께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강 변호사는 진 과장의 변호인이었다. 민간인 사찰 사건으로는 장·진씨 외에도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등 모두 7명이 기소됐는데 그 변론을 모두 법무법인 바른이 지휘했다고 장씨는 말했다.

녹취록에는 강 변호사가 2010년 7~8월 진행된 검찰 수사가 외부 압력으로 중단됐다는 식으로 말하는 부분도 나온다. 강 변호사는 장씨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수사를 그만하겠다 해서 끝난 게 아니잖아요. 수사를 억지로 고만 좀 해라. 억지로 끝낸 건데…"라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강 변호사는 "사면복권을 안 해 주고 다음 정권에서…그때 부담스러울 텐데…. 내 생각은 그래요"라면서 누군가 장씨를 사면복권해줄 수 있다는 식으로도 말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의 부탁으로 무료변론을 했다"며 "장진수씨는 두 번 만났는데, 장씨에게 법률상담을 해준 정도"라고 말했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9일 최 전 행정관을 소환 조사했고, 이 전 비서관은 30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