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 팀장

지난 14일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표가 다음 달 12일까지 각 학교에 배부된다. 성적표를 받아든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성적을 향상시키려면 성적표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평가 성적표엔 실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표에 기재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 외에 수험생에게 실질적으로 유용한 정보가 많으므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수능 vs. 전국연합학력평가 표기 내용
▶수능시험: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전국연합학력평가: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득점(원점수), 학급석차, 학교석차, 영역 조합에 의한 합산 성적 자료, 세부 평가 영역별 점수, 보충학습이 더 필요한 문항 번호, 문항별 채점표


이 자료는 모두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주는 지표이므로 꼼꼼하게 분석해 과학적 학습계획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적표에 제공된 정보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번 주엔 성적표를 제대로 읽어내는 몇 가지 요령을 알아보자.

원점수보다 표준점수, 백분위에 주목하라

[예시1]은 학력평가 성적표 중 영역별 개인 성적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득점은 자신의 원점수로 실제 수능에서 제공되지 않지만 학력평가에선 수험생이 자신의 점수를 아는 게 앞으로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제공된다. 하지만 원점수는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할 땐 표준점수 또는 (수험생 전체에서 본인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전국 백분위 성적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표준점수는 그 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해 산출한 점수를, 백분위는 그 영역에 응시한 수험생 중 본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 자료를 각각 가리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예시1]에서 수험생의 원점수 성적이 높은 영역은 '외국어〉언어〉수리' 순이지만 표준점수가 높은 영역은 '수리〉외국어〉언어' 순이다. 수리영역은 원점수가 65점에 불과하지만 표준점수는 141점으로 가장 높고, 전국 백분위 역시 원점수 92점인 외국어 영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것만 봐도 원점수만으로는 해당 수험생의 위치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역별 조합 성적 자료 분석에 집중하라

실제 대학에선 영역별 점수를 조합해 합산한 점수를 반영하므로 [예시2]에서처럼 영역 조합에 의한 백분위 점수를 산출하는 게 중요하다. 이 자료는 영역들을 다양하게 조합해 조합별로 전체 수험생 중 본인의 위치를 백분위 소수 둘째 자리까지 산출, 제시한 것이다. 이 자료를 지망 대학에서 반영하는 형태로 조합하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으므로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득점 합의 백분위는 해당 영역별 백분위의 평균이 아니라 각 영역의 득점을 합산해 영역 조합에 따른 백분위를 산출한 값이다. [예시2]에서 가장 우수한 영역 조합의 점수는 '언어+수리(나)+외국어' 성적이므로 이 조합의 백분위 평균은 (85.43+94.61+95.09)/3=91.71점이 된다. 하지만 득점 합의 백분위로 산출하면 95.84점까지 성적이 오른다. 이처럼 득점 합의 백분위를 활용하면 대략적 석차를 알 수 있으며 산출 공식은 다음과 같다.

득점 합의 백분위 산출 공식
(대략적 영역 석차)=(해당 영역 응시자 수)×(100-백분위)÷100


[예시2]에 따르면 '언어+수리(나)+외국어' 영역 득점 합의 백분위가 95.84점이고 3개 영역 모두 응시한 수험생이 31만1784명이므로 대략적 영역 석차는 다음과 같다.

예: 언어+수리(나)+외국어 영역 석차=31만1784×(100-95.84)÷100=1만2970(등)

물론 이런 셈법은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지만 전체 수험생 중 영역별 조합에 따른 본인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아낼 수 있어 남은 기간 어떤 영역에 중점을 두고 학습해야 할지 점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취약점 파악해 부족한 영역 보완하라

3월 학력평가 성적표엔 앞서 설명한 점수 자료 외에도 수능 영역별 평가가 세부적으로 구분된 자료, 즉 배점·득점·전국평균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전국평균과 자신의 득점을 비교해 부족한 영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전국평균보다 자신의 득점이 낮거나, 혹은 높더라도 다른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바로 그 부분이 취약한 것이므로 보충학습을 해야 한다. [예시3]을 살펴보면 수리영역에서 계산능력과 추론능력 부분은 만점이지만 문제해결능력 부분에선 35점 배점에 16점을 받았다. 따라서 이 학습자는 문제해결능력 부분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학습계획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적표엔 [예시4]와 같이 영역별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도 제시돼 있다.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번호는 비교적 응시자의 정답률이 높은 문항인데도 본인이 틀린 문항을 뜻한다. 별로 어렵지 않은 문항이므로 또다시 틀리지 않도록 재확인해야 한다. 단, 시험 범위에 속하긴 하지만 아직 배우지 않은 부분이어서 틀린 것인지, 본인의 실수로 틀린 것인지 정도는 구분해 두는 게 좋다.

학력평가 결과 통해 학습계획 점검하라

학력평가에서 틀린 문항을 점검하고 본인의 취약 과목과 단원을 파악했다면 학습 전략도 그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일단 본인의 학습 시간과 목표 등을 영역별로 세밀하게 작성해 보자. 예를 들어 언어나 외국어 영역 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했다면 이를 보완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수리영역이라면 틀린 문항과 관련된 개념과 원리를 다시 철저하게 공부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3월 학력평가는 수능 전 범위가 출제되는 게 아니므로 추후 학습해야 하는 부분과 놓치고 지나온 부분의 학습 시간 배치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중·장기 계획을 먼저 수립한 후 1주 단위의 단기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단, 계획은 그 자체가 본인과의 준엄한 약속이므로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영역(과목)별·시기별 목표 등급과 점수를 정해 적어두고 그 목표를 위해 학습 계획을 세운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