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전화번호부 어디 갔어?

조선일보
  • 곽래건 기자
    입력 2012.03.24 03:19

    인터넷 서비스 늘고 광고 줄어 수십개 업체 난립도 한몫해

    한때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전화번호부 책을 보기가 어렵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전화번호부 서비스가 늘어나고 광고마저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번호부는 1966년부터 발간됐다. 당시 한국통신(현 KT)이 발행을 맡았다. 사실상의 독점 체제였다. 전화번호부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긴 건 1997년. 한국통신이 민영화면서 한국전화번호부가 독립 법인으로 분리돼 나왔고 이후 다른 민간 업체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현재 지방까지 포함해 한국전화번호부, 케이티엔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30~40개의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실제 책의 형태<사진>로 전화번호부를 발간하는 곳은 7~8곳 정도. 나머지는 모두 인터넷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전화번호부 발행량은 계속 줄고 있다. 기존 사용자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전화번호부로 옮겨가고 있고, 전화번호부로 들어오던 광고 물량도 인터넷 등 다른 매체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비로 인쇄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광고가 줄자 발행 부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2500만부 정도가 발간됐다면 지금은 절반도 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전화번호부 업체에선 전화번호부와 연계한 홈페이지 제작, 스마트폰용 전화번호부 앱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CD형태의 전화번호부도 발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회사인 한국전화번호부의 경우 경영환경 악화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도 했고 2009년 이후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상태다.

    2008년부터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람 이름과 전화번호가 수록된 '인명부'편 발간도 중지됐다. 통신사 간 인명부를 이용한 고객 빼가기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수년 전 단종된 인명부가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건물 방수 작업을 하는 김모(32)씨는 "전화 마케팅을 위해 수소문한 끝에 2달만에 전화번호부 인명편을 20만원에 구했다"며 "전화번호부 인명편의 경우 20~3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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