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백화점 직원 갈취한 '진상녀'

    입력 : 2012.03.12 16:33 | 수정 : 2012.03.12 17:12

    사기 혐의로 구속된 손모(여·32)씨 /사진=SBS 캡처

    ‘임신부’를 사칭해 전국의 유명 백화점을 돌면서 사지도 않은 물건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1000만여원을 뜯어낸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백화점’도,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업체’도 아닌, 브랜드 소속의 힘없는 직원들이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러한 혐의(사기)로 손모(여·32)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수입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에게 사지도 않은 양말을 들이 밀며 “양말과 함께 세탁하던 고급 속옷에 물이 들었다”고 억지를 써 ‘양말 세 켤레 값 2만원’에 ‘속옷 값 16만원’, ‘왕복 차비 8만원’, ‘정신적 피해보상비 50만원’ 등 8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손씨는 이 과정에서 매장 측이 영수증을 요구할 경우 “나는 임신 8주인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고함을 질렀고, 매장 측이 쉽게 굴복하지 않으면 화장실에 들어가 피 묻은 휴지를 들고 와서는 “당신네 불친절로 하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황한 백화점 매장 측은 이미지 악화를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손씨가 요구하는 금액을 지급했다.

    손씨는 이런 수법으로 전국 주요 대도시의 백화점을 돌며 총 25차례에 걸쳐 1000여만원에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손씨는 이미 백화점 입점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는 작년 연말부터 ‘진상녀’라는 이름으로 공포의 대상이 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입점업체는 입증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손씨가 뜯어간 돈은 자신의 매장에서 문제가 일어날 것을 두려워한 매장 담당 매니저의 개인 돈이었던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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