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 가진 중국, 이어도 분쟁 유도… 제주 앞바다까지 노린다

입력 2012.03.10 03:01 | 수정 2012.03.10 13:39

갑자기 목소리 높이는 중국의 의도는
중국 관영 언론 억지 - "역사적으로 中 조업하던 곳 한국이 불법 해양기지 건설"
겹치는 EEZ, 트집 잡는 중국 - "이대로 두면 한국 해역 될라" 유리한 협상 위해 강경 태도

중국이 올 들어 우리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속해 있는 이어도를 해양감시 선박과 항공기의 정기 순찰 대상에 공식 포함시키면서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관공선 3척을 이어도 해역에 보내 침몰 어선 인양작업을 하던 우리 선박에 "중국 관할수역"이라며 경고를 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최대 해양감시선인 하이젠(海監) 50호(3000t급)를 이 해역 순찰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巖礁)'라는 자국 명칭으로 부르면서, 자국 관할수역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다만 그 목소리는 낮았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전선(戰線)을 만들지 않겠다는 복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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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유재일 기자 jae0903@chosun.com
그러나 지난해 중반 이후 이런 태도가 달라졌다. 해양감시선을 보내 순찰 활동을 벌이고, 이를 관영 언론을 통해 보도하면서 이 해역이 중국 관할수역임을 적극 알리고 있다. 중국 관영 법제일보(法制日報) 인터넷판은 지난 2일 해양감시선 '하이젠 66' 동승 르포를 게재하면서 "이어도 해역은 자고이래로 중국의 산둥(山東)·장쑤(江蘇)·저장(浙江)성 등 중국 5개 성(省) 어민들이 조업을 해오던 곳"이라면서 "한국이 2003년 불법으로 이곳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지만, 이런 일방적 행위는 어떤 법률적 효과도 없다"고 썼다.

중국의 태도가 달라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 간에 진행 중인 해양 경계 획정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어도는 한국 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져 있지만, 가장 가까운 중국 측 유인도 서산다오로부터는 거리가 287㎞나 된다. 양국 EEZ가 중첩되는 곳에 있지만 우리 쪽에 훨씬 가까운 곳이다. 게다가 2003년 우리나라는 이곳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중국은 이어도가 자연스럽게 한국 관할수역으로 인정되는 분위기를 우려해 분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력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해양 지배권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군부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뤄위안(羅援) 소장(한국의 준장·중국군사학회 상무이사)은 지난 3일 개회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국정자문회의)에 국가해양경비대를 창설하자는 의안을 제기했다. 뤄 소장은 "적절한 무기를 갖춘 군사 인력을 배치해 무장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군사소식통은 "올해 중국의 첫 항모 바랴그호까지 이어도가 있는 동중국해 쪽에 실전 배치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약370㎞) 범위 내에서 연안국(沿岸國)의 경제 주권이 인정되는 수역. 외국 배가 어업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를 위반한 외국 선박에 대해선 해당 국가가 처벌 및 재판 권한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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