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브로그래머(bro+programmer)' 시대

입력 2012.03.06 04:31

외톨이형 아닌 돈 많고 즐길 줄 아는 프로그래머가 주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 타이트한 폴로 셔츠를 입어 잘 단련한 근육을 은근히 드러내라' '공부벌레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그을린 피부는 필수. 프로그래밍할 때는 선글라스를 늘 착용할 것' '프로그램 에러 비율만큼 체질량 지수에도 집착하라'….

소셜네트워크형 지식 검색 서비스인 '쿼라닷컴'에 올라온 질문, '프로그래머가 브로그래머로 변신하는 법'에 대한 답변들이다. '브로그래머(brogrammer)'는 미국인들이 서로를 격의 없이 부르는 호칭 '브로'와 '프로그래머'를 합성한 단어로 세련되고 부유하며 유행에 민감한 프로그래머를 일컫는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페이스북 기업공개 등으로 돈 많은 컴퓨터 전문가들이 속출하면서 브로그래머가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프로그래머는 창백한 얼굴에 지저분한 몰골로 컴퓨터를 들여다보는 공부벌레 이미지로 그려졌다. 실제로 정보통신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 중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처럼 유행에 뒤떨어지는 두꺼운 안경을 쓰거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같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괴짜들이 많았다. 브로그래머들은 이 같은 편견을 탈피해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이성에게도 인기 있는 '멋진 프로그래머'를 추구한다.

페이스북 '브로그래밍' 팬 페이지엔 2만1000명이 넘는 팬이 등록돼 있다. 이 페이지 게시물에 따르면 브로그래머의 필수 조건은 잘 다듬은 몸매다. 종일 방에 처박혀 패스트푸드만 먹으면서 컴퓨터를 주무른 듯한 펑퍼짐한 몸매는 금물이며 한 시간 프로그래밍에 15번 정도 팔굽혀 펴기를 해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브로그래머들은 이 팬 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래밍을 할 때 멋져 보이기 위해 듣기 좋은 음악' 등을 공유한다. 개인 맞춤형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그래비티'의 프로그래머 짐 플러시는 "러닝머신을 하면서 프로그래밍을 할 수도 있다"며 특별히 개조한 러닝머신 위에서 선글라스를 쓰고 노트북 컴퓨터를 다루는 사진을 쿼라닷컴에 올렸다.

한편 '브로'라는 호칭이 남자 형제를 뜻하는 '브라더(brother)'에서 비롯됐다는 이유로 '브로그래머'가 여성 차별적 단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0년 여성 프로그래머 비율은 21%로 10년 전 24%에 비해 감소했으며, 다른 직종에 비해 컴퓨터 업계의 여성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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