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끔찍하게 학대해 살해한 뒤 길가에 매달아 놓은 '서대문구 고양이 살해 사건'의 가해자가 20일째 잡히지 않고 있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관련 글을 퍼 나르고 있고, 서울 서대문경찰서 자유게시판은 '수사 촉구' 글로 뒤덮였지만,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은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가 지난달 22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불에 태워 거꾸로 매단, 서대문구 길고양이 학대사건 수사 촉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죽은 고양이 한 마리가 얼굴이 시커메진 상태로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고양이의 안면과 앞다리가 불에 그슬린 것처럼 새까맣게 타서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었고, 목과 온몸이 낚싯줄에 묶여 있었다"고 설명했고,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4일 현재 이 온라인 서명 촉구 글에 댓글을 달아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3500명을 넘었다.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연희동 고양이 살해사건'의 수사를 촉구한다"는 글 500여개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트위터에서도 해당 사건에 대한 제보자를 찾는 글이 지속적으로 재전송되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지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인근에 CCTV가 없어 아직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고양이 사체를 부검했고, 현재 사인을 알아내기 위해 부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5일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이는 2010년 한 여성이 고양이를 폭행한 뒤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뜨려 죽이는 '고양이 은비 폭행사건'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된 이후 '동물학대범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된 결과다. 당시 고양이 은비를 살해한 여성은 벌금 20만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