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에이스 박현준 자백… 프로야구 '조작 쓰나미'

입력 2012.03.03 03:01 | 수정 2012.03.03 11:03

축구 승부조작 파문 이후에도 버젓이 가담
"경기당 500만원은 받아야" 가격 흥정 벌이기도
김성현은 브로커와 한때 동거, 경기중 '장난치나' 문자 받기도

승부조작 혐의로 2일 대구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LG트윈스 박현준 투수(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LG트윈스 에이스 투수인 박현준(26) 선수도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검찰에서 자백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지난 1일 구속된 같은 팀 김성현(23) 선수와 함께 둘의 승부조작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두 선수는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엔 "절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수사 초기에 걸려든 두 선수의 혐의가 모두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프로야구에도 승부조작이 만연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특히 박 선수는 작년 4~5월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힌 이후에도 버젓이 승부조작에 나선 것으로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8시간 넘게 박 선수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오후 6시쯤 돌려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선수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로해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선수는 브로커 김씨의 제안으로 지난해 8월쯤 2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을 하고, 1경기당 300만원씩 모두 6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선수는 이 과정에서 "1경기당 500만원은 받아야 한다"며 브로커와 가격 흥정까지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나선 선수는 브로커와 추잡스럽게 얽혀 있었다.

지난 2011년 4월 당시 넥센히어로즈 소속이었던 김성현 선수는 고교 선배인 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김모(26)씨를 만나면서 승부조작에 빠지기 시작했다.

김 선수는 브로커의 제안에 따라 4월 2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첫 회 볼넷'에 성공, 사례비 300만원을 받았다. 이후 5월 14일 LG와의 경기 때는 미리 300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을 시도 했으나, 타자가 공을 치는 바람에 실패했다. 때문에 마지막 5월 29일 LG와의 경기에서는 돈도 못 받고 승부조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사는 "김 선수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승부조작에 실패한 뒤부터 브로커들의 협박과 공갈에 못 이겨 자신이 받은 사례비에 집 보증금까지 보태 3000만원을 뜯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브로커들이 경기 도중 '장난치나' '두고 보자'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괴롭혔고, "너 때문에 돈을 잃었으니 보상하라"며 3000만원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들 사이에서 3000만원이 오간 것은 사실이고, 김 선수가 공갈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동안 김 선수가 브로커의 집에서 함께 지낸 정황이 있어 함께 불법 도박을 벌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시즌 두 선수의 연봉은 4300만원(박현준)∼5800만원(김성현)으로 낮은 편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했기에 두 선수가 승부조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박현준 선수의 연봉은 1억3000만원, 김성현 선수는 7000만원으로 각각 뛰었다. 그러나 둘은 영원히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가 됐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