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LG트윈스 소속 김성현(23) 선수가 28일 검찰에 체포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이날 오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 선수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승부조작 혐의로 현역 선수가 체포되면서 오는 4월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프로야구 LG 투수 김성현.

검찰은 최근 대학야구 선수 출신인 야구브로커 김모(26)씨를 구속해 김성현 선수와 같은 팀 박현준(26)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김씨는 "지난 2011년 시즌 초기 두 선수에게 각각 5∼6차례씩 승부조작 제안을 해 1인당 2차례씩, 모두 4차례에 걸쳐 '첫 회 고의 볼넷' 등 승부조작에 성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승부조작 대가로 1건당 300만원씩, 모두 1200여만원을 받았으며, 모두 현금으로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해졌다. 특히 한 선수의 경우 브로커 김씨가 제시한 금액(300만원)을 두고 "1건에 500만원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흥정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현준 선수에 대해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첫 회 볼넷' 등 투수의 표시나지 않는 작은 실수로 조작이 가능한 프로야구 베팅은 배당율이 1.3배 정도에 불과해 승패를 조작한 배구(1.8∼2.5배) 선수들보다 사례금액이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이 지목한 승부조작 경기에 즈음해 선수들에게 사례금이 오간 자금 흐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두 선수는 가족이 많이 아프고, 빚이 많아 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브로커들이 '첫 회 볼넷' 외에도 '이닝 언더오버(선발투수가 던지는 이닝 수가 기준점보다 높고 낮음을 맞추기)', '특정 투수의 초구 맞추기(스트라이크·파울 혹은 볼·데드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정황을 잡고, 또 다른 승부조작 가담 선수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두 선수는 구단을 통해 "절대 가담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었다.

한편, 박현준은 지난해 시즌에서 모두 68개의 볼넷 가운데 첫 회에 13개를, 김성현은 67개 볼넷 중 첫 회에 15개를 각각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