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살려주세요" 차인표씨 등 연예인들도 규탄집회 참석

입력 2012.02.21 20:56 | 수정 2012.02.21 21:26

중국 정부가 자국내 탈북자를 강제 북송(北送)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4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차인표씨 등 연예인 10여명과 남한 내 탈북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학생 등 70여명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주로 20대 초중반인 여명학교 재학생 40여명과 졸업생 10여명은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 옥인교회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카메라에 얼굴이 노출되지 않도록 모자나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손을 잡거나 끌어안으면서 중국에 억류돼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걱정을 나눴다. 집회 장소 주변 가로등과 나무, 건물 기둥에는 ‘북송금지(北送禁止)’라고 적힌 풍선다발을 매달았다.

오후 4시 50분쯤 배우 차인표씨, 개그우먼 이성미, 가수 황보, 심태윤 등 10여명의 연예인들이 도착하면서 집회가 시작됐다. 한 탈북청소년은 “지금 북송되면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 중이라 공개 처형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고 3족을 멸한다고 한다”며 “남한의 따뜻한 집에서 편하게 먹고 자는 제 자신을 보면 그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하며 울먹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차씨는 연예인 30여명을 대표해 중국 국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읽어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대신해 저희가 호소한다”면서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으로 형제, 자매의 마음으로 탈북자들을 품어달라”고 했다.

학생들은 연설이 끝날 때마다 손피켓에 적힌 ‘Save My Friend(내 친구를 살려주세요)’라는 구호를 외쳤다.

개그우먼 이성미씨는 사회를 보다 울먹였다. 차씨 등 집회 참가자들은 'You Raise Me Up', 차인표씨가 출연한 탈북 관련 영화 '크로싱(Crossing)'의 주제곡 'Cry With Us'를 합창하던 중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집회 도중 방송 등에 얼굴이 나가면 북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먼 발치에서 지켜만보는 탈북자들도 있었다. 박모(여·27)씨는 “탈북자 친구들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서명을 받고, 오프라인에서는 규탄집회를 계속해가는 것을 보고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왔다”고 말했다.

여명학교 출신 탈북자 지철호(28)씨는 “‘4호선 막말녀’ 등 저급한 것들도 포털 사이트에 검색어 1위로 쉽게 올라오는데 탈북자 강제 북송과 같은 중대한 일이 국민들의 관심을 못받고 묻힌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인표씨는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선한 양심을 가진 중국 국민들이 한국드라마, 케이팝(K-POP)을 좋아하듯 친구, 부모 된 마음으로 탈북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에는 미국 로이터 통신 등 외신 기자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앞서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탈북자들을 걱정하는 변호사들의 모임’이 탈북자 북송 중지 촉구 문화제를 벌였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