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하면서 이윤을 많이 남기는 기업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작년 1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CSR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제적 가치 창출과 사회 문제 해결을 연계해야 한다는 '공유 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많은 기업이 사회 이슈를 부수적 문제로 생각하는 좁은 의미의 '사회적 책임' 개념에 사로잡혀 있다. 이제는 사회 환경을 개선하며 동시에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제3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기업과 다른 사회 구성원의 상생, CSR의 나아갈 바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3월 7일 오전 10시 40분부터 낮 12시까지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릴 여섯 번째 세션 '자본주의 4.0 시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윤리경영 전문가가 모여 CSR의 여러 측면을 토론할 예정이다.

이 세션엔 세계 최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인 썬텍의 창업자이자 CEO인 스정룽(施正榮) 회장이 참석한다. 태양광 기술에 관한 특허 15개를 가진 스 회장은 지난 2007년 영국 가디언지(紙)가 선정한 '환경위기에서 지구를 구할 과학자 50명'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인류의 생활을 긍정적으로 바꿔보고 싶어서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그는 "사업가라면 돈만 보지 않고 국가·사회·인류에 봉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역설할 예정이다.

썬텍은 중국 우시(無錫)의 본사 직원들을 국제기준대로 대우해 2010년 '사회적 책임 경영'에 관한 SA8000 인증을 받았다. 태양광 모듈 생산에 쓰이는 에너지와 유해 화학물질을 줄이고 공업용수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발히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KT의 이석채 회장도 이 세션에 등장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고객 가치를 향상하자는 '올레(olleh) 경영'을 이끌어 온 이 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활동이 기업에도 이롭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로사 전 교수도 이 세션에 참석한다. 전 교수는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과 IMD에서 CSR과 기업 윤리 등을 주로 가르쳐 왔다. 그는 좋은 평판을 지닌 기업, 존경받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최고 경영자들이 기업의 평판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평판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냈다.

"기업의 역할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의 케빈 로버츠 CEO도 나온다. 그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머리글자 S를 따서 자회사인 '사치앤사치에스'를 설립했다. 사치앤사치에스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 비전과 CSR 활동 실적을 고객에게 널리 알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도록 도와준다.

이 세션의 모더레이터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존 웡 중국회장이 맡았다. 웡 회장은 기업의 핵심 사업과 CSR을 어떻게 일치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을 주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