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매수위해 연예인 인맥 동원 연예계엔 친분 유지하려 정보 흘려"

입력 2012.02.20 03:12

유명 연예인 매니저가 밝히는 '승부조작 세계'

유명 연예인 매니저인 A씨는 작년 11월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브로커 강모(29)씨가 만든 술자리에 나갔다. 이곳에서 브로커는 "내가 자주 이야기하던 형"이라며 KEPCO 소속 선수 김모(32·구속)씨를 소개시켜줬다. 잠시 후 강씨는 전화를 걸어 같은 팀 박모(24·불구속) 선수도 자리로 불렀다. 그러나 박 선수는 "선약이 있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A씨는 그동안 브로커 강씨로부터 승부조작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정말 깊이 관여하고 있구나' 하는 짐작을 했다고 한다.

19일 오후 승부조작 브로커 강씨와 친하게 지낸 연예인 매니저 A씨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브로커들의 승부조작 실체를 들어봤다.

강씨는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지난달 28일 대구지검에 구속된 핵심 브로커다. 강씨가 검찰에서 배구에 이어 야구 등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김모(25·축구선수 출신)씨 등 다른 브로커들이 잇따라 붙잡혔고, A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강씨와 친한 연예계 인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A씨가 본 강씨는 전주(錢主) 겸 브로커였다. 강씨는 선수들을 매수하는 데 연예계 인맥을 활용했고, 연예계엔 친분 유지를 위해 승부조작 정보를 흘렸다. A씨는 강씨로부터 "프로농구는 순위가 이미 결정된 시즌 막판에 장난치기가 좋다"고 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

A씨는 또 현재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는 LG트윈스 투수 2명이 아닌 또 다른 구단의 선발 투수가 첫 포볼을 하도록 작업돼 있다는 말도 강씨로부터 들었고, '서울지역 구단엔 친한 후배가 많아 작업된 경기가 많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A씨는 "강씨가 구속된 뒤 그에게서 이름을 들었던 선수들이 줄줄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제주 출신인 강씨는 늘 '고향(제주) 후배 중 축구·야구 선수 출신 후배들이 승부조작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승부조작 정보를 흘렸다. 작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때 구속된 브로커 김모씨의 이름도 강씨로부터 자주 듣던 이름이라고 한다.

A씨는 "확실한 정보라며 베팅을 권유하면서, 안 할 거면 계좌를 빌려달라고 했다"며 "불법 사이트의 경우, 계좌당 최고 금액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사람의 이름과 통장을 빌려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류판매업을 하던 강씨는 지난 2007년부터 연예인과 매니저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술 접대도 하고, 제주도 특산물도 자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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