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임용시험 준비생 이모(여·27)씨는 얼마 전 친구들로부터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돈만 내면 사립 중·고등학교 교사로 취직시켜주는 회사가 있다"고 했다.
이씨는 수소문 끝에 알선업체에 연락이 닿았고, 상담을 받았다. 알선업체는 이씨에게 "6000만원만 내면 서울 강북 지역이나 분당, 일산 쪽 고교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모(29)씨는 최근 한 알선업체에 의뢰를 한 상태다. 그는 "솔직히 교사 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1억원이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직접 학교에 돈을 주는 것보다 전문적인 알선 업체를 통해 돈을 주는 것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업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사립학교 교직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알선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교육연구소·교육컨설팅사라는 간판을 달고 운영하는 이들 업체는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돈을 받고 교사 자리를 소개해 준다. 알선업체인 A교육 관계자는 "서울 지역 일반 고등학교는 6000만∼7000만원, 강남 지역 명문고는 1억원 정도를 내면 자리를 알아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알선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사립학교 재단 직원이나 교사 출신들이다.
이들은 교원자격증·졸업증명서 등 서류 검토 비용 명목으로 100만원 정도를 받고 사립학교 재단 인사담당자에게 서류를 건넨다. 서류가 전달되면 대기 명단에 오르게 되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다리면 자리가 마련된다.
B컨설팅 관계자는 "학교마다 책정된 금액이 있는데 일시불 또는 분할납부를 선택하고 돈을 입금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할납부라고 해도 선금을 넣고 10일 안에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자리는 다음 대기자에게 자동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이 같은 알선업체들이 전국적으로 약 20여곳 정도라고 경찰은 추정한다.
돈을 받은 알선업체는 금액의 10% 정도를 수수료로 떼고 사립학교 인사담당자에게 돈을 전달하며, 이 돈은 재단 이사장이나 교장 선생님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받은 사립학교 관계자들은 알선업체 브로커들에게 학교에서 채용을 위해 치르는 시험문제와 면접 질문을 미리 알려주고 이는 교원 임용 대상자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본지 2012년 2월 10일자 A10면 '6000만원 내면 강북, 1억 내면 강남 교사' 제하의 기사와 관련,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및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알선업체를 통해 교직을 매매하는 사립학교는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위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보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