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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설] 박희태 의장, 물러날 때를 놓쳤다

입력 : 2012.02.09 23:18 | 수정 : 2012.02.09 23:29

박희태 국회의장이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돈 봉투를 뿌린 사건에 책임지고 9일 사퇴했다. 박 의장은 국회 대변인을 통해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며 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제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국민은 박 의장이 내놓은 사퇴의 변(辯)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그의 행동을 용서할 수도 없다. 박 의장의 "큰 책임을 느낀다"는 말은 진심일까.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의 행동을 보면 믿어지지 않는다. 이 사건은 같은 당 의원이 실제 겪은 일을 털어놓은 것이기에 적당히 덮을 수 없고 박 의장의 대표 당선 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그가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적당히 덮어보려 했다.

박 의장이 버티는 동안 입법부 수장의 부속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그의 측근들은 검찰청사에 계속 불려다녀야 했다. 몇몇 보좌관은 사건을 자기가 뒤집어쓰기 위해 윗선은 모르는 일이었다고 입을 맞춰 허위 진술을 해야 했다. 지도자란 부하의 허물도 자기가 대신 걸머지는 것이 도리이거늘 부하를 감쌀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사태에 이르기까지 뒷짐을 지고 있었겠는가.

박 의장은 옛 간판까지 내리면서 재출발을 하겠다는 친정집에 결정적 일격(一擊)을 가하고 국회 역사에 현직 국회의장의 첫 불명예 사퇴라는 오명(汚名)을 기록했다. 그가 남긴 유일한 교훈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욕(辱)되지 않다는 것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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