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는 '쌈짓돈'? 며느리 줘 생활비 사용

입력 2012.02.07 14:02 | 수정 2012.02.07 23:34

감사원, 지역 토착비리 등 공직기강 점검 결과 공개

보건소 법인카드를 며느리에게 줘 생활비로 쓰게 하거나,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업무추진비)를 마음대로 쓰고 인사권을 남용한 공무원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정권 후반기 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 7~8월 지방자치단체장의 직권 남용과 일선 공무원의 회계비리·근무태만 등을 집중 점검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전직 구청장 등 2명을 직권 남용·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공무원 8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등 29개 기관에 비위 관련 처분 요구 및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모 보건진료소의 보건진료원 A씨는 자기 며느리에게 보건소 법인카드를 줘 생활비로 사용하도록 했다. A씨의 며느리는 2007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서울 광진구의 한 마트에서 173차례에 걸쳐 1280여만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사는 등 총 506차례에 걸쳐 3700여만원을 생활비로 썼다.
 
A씨는 또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진료소 운영협의회 기금계좌에서 현금을 직접 인출하거나, 법인카드 결제계좌로 이체해 현금을 인출하는 방법 등으로 51차례에 걸쳐 870여만원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음성군수에게 A씨를 파면할 것을 요구하고, A씨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일부 자치단체는 업무추진비로 상품권을 사서 간부 직원 또는 지방의회 의원 등에게 주기도 했다. 감사원은 7개 자치단체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업무추진비로 1억 2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 설·추석 등 명절에 간부 직원과 지방의원에게 돌렸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는 2900여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구청장 등 과장급 이상 간부와 시의원에게 줬고, 동작구는 명절이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개최 때 구의원에게 상품권 2100여만원 어치를 줬다. 서울 중구, 부산 부산진구, 강원도, 전남 영광군·화순군도 비슷했다. 감사원은 부당하게 집행한 업무추진비 등을 회수·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당 단체장에게 통보했다.
 
업무추진비는 공무원들이 유흥주점에서 도우미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는데도 쓰였다. 서울시 과장·팀장급 직원 10명은 2009년 6월 일자리 창출에 노고가 많은 직원을 격려한다며 서울 종로의 한 유흥주점을 찾았다. 이들은 유흥비용 109만원을 50만원 이하 금액으로 나눠, 3개 과의 시책추진업무추진비 카드로 각각 결제했다. 영수증은 이미 폐업한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한 것처럼 발급받았다. 이후 강남에서 ‘산업정책수립을 위한 간담회’를 연 것처럼 지급결의서를 허위로 작성, 109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집행했다.
 
인사권을 남용한 단체장도 적발됐다. 8년간 서울의 한 구청장을 지낸 C씨는 2008년 1월 근무성적평정위원회가 열리기 전 인사상 혜택을 주기 위해 자신의 측근 과장을 전체 1위로 지정하는 등 2007년부터 2009년까지 5차례에 걸쳐 근무성적평정위원회의 권한을 침해, 직원 5~7명에게 인사상 혜택을 줬다. 2008년 6월에는 감사담당관으로부터 뇌물공여죄를 범한 직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해야 한다는 보고를 수 차례 받고도 이를 묵살했다. C씨는 2008년 11월 해당 직원을 훈계 처리했고, 이듬해 7월 4급으로 승진시켰다. 감사원은 C씨를 직권 남용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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