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쿠자의 한 조직을 이끌고 있는 기무라 히로시는 기타큐슈 지방 정부가 야쿠자와 지역 사회를 이간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2년 전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와의 전쟁을 선언한 일본 후쿠오카(福岡)현의 산업도시 기타큐슈(北九州)가 전쟁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수 세기 동안 야쿠자는 다른 나라의 범죄 조직과는 달리, 일본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해 왔다. 사무실에 간판이 있고,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어 비밀 조직이 아니다. 과거 ‘무사도’를 중시했던 야쿠자는 공권력과 함께 일본사회 한 부분의 질서 유지를 담당했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정부보다 먼저 무료급식소를 열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범죄조직처럼 마약과 도박, 건설업체로부터의 갈취를 일삼으면서 야쿠자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기타큐슈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야쿠자의 폭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이전까지 야쿠자를 필요악으로 생각했던 국민의 생각도 변했다고 한다. 일본 중앙 정부가 1990년 초반 이후 4차례나 야쿠자 소탕에 나서 8만 야쿠자 조직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볼 때, 인구 100만여명의 지방 도시가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괄목할 만하다. 일본 유명 코미디언과 인기스포츠 스모계가 야쿠자와의 스캔들에 휩싸인 것도 도움이 됐다.

2010년 야쿠자 가운데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알려진 650명 규모의 고도우카이(工藤會)는 기타큐슈의 한 유치원 건너편에 있는 주택을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샀다. 이에 주민들은 주택 출입구에 서서 반대했고, 주민 대표는 야간에 총격을 당했다.

기타큐슈는 다른 지방도시들과 협력, 기업과 개인이 야쿠자와 거래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야쿠자의 수입원을 없앤 것. 고도우카이는 자신과 거래하지 않는 기업에 보복을 가했다. 한 회사 간부 집에는 수류탄이 날아들었고, 다른 건설업체 회장은 부인 앞에서 총격을 당했다. 기타하시 겐지 기타큐슈 시장과 가족들도 살해 협박을 수차례 받았다. 그러나 겐지 시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일본 경시청도 폭력 조직원을 수색·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해 전쟁을 지원했다.

기타하시 시장은 “시민들은 이제 야쿠자 조직을 무사라기보다는 반사회적 세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와 고용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 정부의 노력을 방해하는 야쿠자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기타큐슈와 야쿠자의 전쟁은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폭력조직 관련 총격 사건 44건 중 18건이 기타큐슈가 있는 후쿠오카현에서 발생했다. 기타큐슈 관리들은 지역 사회에 깊게 박힌 조직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더 강한 권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도우카이 산하의 한 조직을 이끄는 기무라 히로시는 지방정부의 이같은 조치로 조직이 피해를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서 문제가 된 일련의 사건에 대해선, 조직이 직접 개입하지 않았으며, 일부 조직원들의 개인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기무라는 “(지방 정부가) 우리를 없애려고 할수록, 조직 범죄는 멕시코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잔인하게 일어날 것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