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0년 대북송금·현대비자금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온 무기중개상 김영완(59)씨를 28일 다시 불러 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2000년 현대그룹이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당시 현대상선이 스위스 은행계좌로 송금한 미화 3000만달러의 행방 등에 관해 보강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사건 관련 참고인들을 수차례 조사했기 때문에 김씨를 다시 불러 사실 관계 여부를 따질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도피한 지 8년9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자진 귀국해 검찰에 자수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받았으며, 재소환에 응한다는 조건으로 미국으로 다시 출국했다. 이후 검찰은 3000만달러 송금 때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익치(68) 당시 현대증권 회장과 박모 당시 현대상선 자금담당 임원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진행해야 할 부분이 남았기 때문에 김씨를 또다시 불러서 조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권노갑 전 의원에게 200억원을 전달한 혐의 ?무죄가 확정된 박지원 의원 관련 150억원의 사실 여부 ?김씨가 개입한 '스위스 비밀 계좌 3000만달러'의 존재와 성격 등 세 갈래에 대해 집중 조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