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또다른 마약] 유아에 게임기 주는 건, 음식쓰레기 주는 셈

    입력 : 2012.01.31 03:05

    [전문가가 보는 유아 게임중독]
    "부모가 게임중독 심각성 일찍 못깨닫는게 가장 문제
    약속한 시간동안만 게임 중요… 게임 매일 30분씩 하기보다
    일주일에 1번 90분이 더 낫다, 게임 후 잔상 지우게 해줘야"

    권장희 소장(사진 왼쪽), 김미영 원장.
    "유아에게 게임기를 주는 건 음식쓰레기 옆에 아이를 두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예은유치원에서 열린 유아게임중독 예방교육에서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음식쓰레기 옆에 방치된 아이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먹게 된다"며 "부모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유아 게임중독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권 소장은 "유아기에 부모의 음성을 듣고 반응하면서 타인의 말을 알아듣는 '경청(傾聽) 훈련'을 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강한 게임을 접하면 타인의 말에 관심이 없어진다"면서 "유아 때 경청 훈련이 안 된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서도 선생님이나 또래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소장은 "'밥 먹자'고 서너번 불러도 대답도 않고 게임만 하는 아이를 두고 '집중한다'며 기특해하는 부모도 있다"고 우려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는 타인과 관계 맺기가 안돼 언어발달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라라 심리언어상담센터 김미영 원장은 "게임중독 증상이 있는 유아들은 그 부모들도 컴퓨터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들부터 컴퓨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아이와 함께 인형 만들기, 물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아의 게임중독은 부모의 방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역시 부모의 관심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해진 날, 약속한 시간 동안만 게임을 하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금요일 저녁에 시계 긴 바늘이 이곳에 올 때까지만 한다"는 식으로 약속하고 아이가 이를 꼭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이 끝나기 10분 전에 끝나는 시간을 예고하고, 제시간에 게임을 끝내면 "약속을 잘 지키는 아이구나"라고 칭찬해 동기 부여를 해줘야 한다.

    김미영 원장은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매일 일정 시간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오래 하는 게 더 낫다"며 "게임을 끝낸 후에는 잔상이 남아 다시 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아이가 잔상을 지울 수 있도록 부모가 아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