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의 토리 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재미교포 존 허(22·한국명 허찬수)가 공동 2위(중간 합계 13언더파), 배상문(26)이 공동 4위(12언더파)를 차지했다. 미국의 카일 스탠리(미국)가 18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5위 안에 든 선수 중 올 시즌 미국 투어에 데뷔한 신인은 존 허와 배상문뿐이다.
1라운드에서 이글 3개를 기록했던 존 허는 이날 3라운드 2번홀(파4)에서 14m, 16번홀(파3)에서 12m 길이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 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존 허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한국에 왔다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때 골프에 본격 입문했다.
존 허는 2009년 한국 투어의 외국인 선수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지난해까지 한국 투어에서 뛰었다. 2010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최경주(42)를 2타 차로 제치고 첫 승을 올리며 골프백을 멘 아버지와 함께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지난해 말 "경험을 쌓아보겠다"며 도전한 미국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턱걸이로 출전권을 따냈다.
드라이브샷이 가장 자신있다고 밝힌 그는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적중률 1위(73.8%), 드라이브샷 거리 20위(293.5야드)에 올라 있다. 그는 "예전에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어니 엘스(남아공)가 우상이었지만 이제는 최경주와 양용은(40)이 나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전날 2라운드까지 공동 3위를 지켰던 배상문은 이날 3라운드 초반 5개 홀에서 더블 보기 1개, 보기 3개를 기록하며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7번홀 버디에 이어 10~13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신인답지 않은 뒷심을 발휘했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지난 6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일본·아시아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해온 배상문은 엄밀히 말하면 신인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그린 적중 후 퍼트 수 1.563개로 1위에 올라있다. 배상문은 한국 시각으로 30일 오전 3시20분, 챔피언조에 속한 존 허는 오전 3시30분에 4라운드를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