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개념·원리 중요 질문하고 대화하세요"

    입력 : 2012.01.30 03:06

    강옥기 수학교육개선위원회 위원장·성균관대 교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외손자가 있습니다. 수학 학원엔 안 다니지만 공부는 곧잘 하지요. 전 '2분의 1과 3분의 1을 더하려면 왜 통분해야 할까?' '음수와 음수를 곱하면 왜 양수가 될까?' '소수끼리 곱셈하면 왜 자꾸 작아질까?' 같은 주제로 손자들과 종종 대화를 나눕니다. 교과서에 다 나와 있는 개념인데도 막상 얘길 시작하면 굉장히 재밌어해요.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 '개념'이나 '원리' 부분이 무척 중요해질 겁니다. 전 좀 더 많은 부모님이 저와 같은 방식으로 자녀와 함께 수학을 공부해나가면 좋겠어요."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강옥기(63)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3월 교과부가 한시적 조직으로 출범시킨 수학교육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대학교수이면서도 8년간의 교직과 13년간의 연구직 생활을 두루 거친 그는 총 여섯 차례의 회의를 이끌며 수학·과학·산업 등 각계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위원진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냈다.

    '달라지는 수학'에 대한 학부모의 최대 걱정은 '(과정을 중시하는) 새 수학의 평가 체계를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점수 매겨 줄 세우는 현행 수학 평가 방식이 깔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든 정말 중요한 인재를 선발할 땐 오랜 기간 공들여 그 사람의 능력이나 인격을 꼼꼼히 살피게 마련이에요. 수학 평가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맞고요. 다만 그렇게 되려면 교사의 업무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지겠지요. 지도 학생의 개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어느 누가 평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도 그 자리에서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요."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이 확실하게 자리 잡으려면 무엇보다 입시 교육에서의 평가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강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로 교과부는 이번 방안 발표에 앞서 "추후 대입 평가 시 수학적 추론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 강 교수는 "전례 없이 교과부 내에 별도 조직(수학교육개선팀)이 갖춰지고 개혁 추진에 필요한 중장기 예산 확보 방안까지 논의되는 등 정부의 개혁 의지가 워낙 강해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귀띔했다.

    수학은 계통성이 강해 일찌감치 틀을 잡아놓지 않으면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과목이다. 중학교 때부터 숱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쏟아지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강옥기 교수는 "다소 고생스러워도 수학은 결코 포기해선 안 되는 과목"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매 강의 첫 시간 때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얘기가 있어요. 수학은 주변 환경을 이해하도록 돕는 학문인 동시에 미래를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학문이란 거지요. 수학 공부를 특히 어려워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자녀에게 이 얘길 꼭 들려주세요. 제대로 된 공부는 그 학문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니까요."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이란···
    '쉽고 재밌게 배우는 수학' 계산기·컴퓨터 활용 허용

    ‘입시 대비용’으로 치우친 현행 수학교육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 11일 교과부가 내놓은 수학교육 개혁안의 명칭.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 △쉽게 이해하고 재밌게 배우는 수학 △더불어 함께하는 수학 등 세 가지 기본 방향을 바탕으로 한다. 주요 내용은 수학과 타 교과 간 통합 교수학습, 스토리텔링형 모델 교과서 개발, 선진형 수학교실 구축, 수학 클리닉 개설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중·고교 과정에서 계산기나 컴퓨터 등의 공학적 도구 활용을 허용, 복잡한 계산에 얽매이는 대신 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 일단 내년도에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해 성과를 측정한 후, 이르면 오는 2014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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