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신당"… 黨名으론 창조한국당(2007년 11월 창당) 최장수

조선일보
  • 배성규 기자
    입력 2012.01.27 03:09 | 수정 2012.01.28 06:29

    영남 기반의 보수 정당과 호남·진보층에 기반한 정당, 골격 놔두고 이름만 계속 바꿔
    대대적인 쇄신·물갈이 없는 간판 바꾸기는 번번이 실패

    조선일보DB
    작년 12월 이후 한 달 만에 여야 주요 정당의 이름이 모두 바뀌게 됐다. 민주당은 작년 12월 23일 시민통합당과 합당해 민주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창당 4년 만이다. 그 열흘 전인 12월 13일에는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 등과 합당해 통합진보당이란 이름으로 변신했다. 14년3개월간 유지돼온 최장수 당명(黨名)인 한나라당마저 오는 30일 당 간판을 바꿔 달 계획이다. 이러다 보니 2007년 11월 창당한 창조한국당이 가장 이름이 오래된 정당이 돼 버렸다.

    ◇선거 때면 반복되는 간판 바꿔 달기

    여야 정당들의 당명 바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권 말 대선이나 총선 때만 되면 되풀이돼 온 현상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인 1996년 2월 15대 총선을 앞두고 민자당 대신 신한국당 간판을 달았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는 15대 대선 직전인 1997년 11월 조순 전 서울시장과 합치면서 한나라당을 만들었다. 영남에 기반한 보수정당이라는 틀은 그대로인 채 이름만 바뀐 것이다.

    현 야권도 예외는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16대 총선 직전 새정치국민회의 대신 새천년민주당을 세웠고, 17대 총선을 앞둔 2003년 말에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 지지 세력이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백년 정당'을 내세웠던 열린우리당은 4년도 버티지 못하고 2007년 8월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명을 바꿨고, 이듬해 총선 직전에는 통합민주당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호남과 진보층에 기반한 정당이란 정체성은 그대로인 채 이름만 계속 바뀌었다.

    민주당은 수차례 당명 변경 과정에서도 유독 '민주'라는 이름은 유지해 왔다. 열린우리당이 유일한 예외다.

    ◇당 이름 바뀌어도 내용물은 그대로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여야 정당들의 간판 바꿔 달기는 나쁜 이미지를 분식하고 책임론에서 탈피, 신상품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최근 가장 혐오하는 정당이 어디냐는 조사에서 한나라당이란 응답이 50%를 넘었는데, 혐오도를 낮추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당명 개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자당은 96년 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꾼 후 총선에서 1당이 됐고, 열린우리당도 2004년 총선에서 과반 여당이 됐다. 그러나 신한국당에서 바뀐 한나라당은 97년 대선에서 졌고, 열린우리당도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대선에서 크게 졌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당의 구조와 인물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재창당에 가까운 쇄신이 동반돼야지 단순한 당명 바꾸기 이벤트에는 더 이상 국민이 속지 않는다"고 했다. 김형준 교수도 "극장 간판을 새로 달아도 낡은 의자에 낡은 필름을 돌리면 누가 현혹되겠느냐"며 "신한국당과 열린우리당이 성공한 것은 새 인물 영입과 당 구조 쇄신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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