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더 이상 4월 악몽은 없다.
지난해 4월은 한화에게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4월 23경기에서 6승16패1무 승률 2할7푼3리로 8위에 머물렀다. 4월말에만 3경기 24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무기력함의 극치를 보였다. 5월 이후 53승56패1무로 5할에 가까운 승률을 올린 것을 떠올리면 4월의 실패가 두고두고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해 실패를 거울 삼아 올해의 한화는 4월을 승부처로 삼고 있다. 지난 6일 구단 시무식과 함께 8개 구단 중에서 가장 빠르게 합동훈련에 돌입했다. 16일부터 시작되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훈련 강도를 바짝 높일 계획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준비가 안된 선수들은 캠프 명단에 빠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하나같이 "4월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며 시즌 초반 레이스의 중요성에 동감하고 있다. 지난해 4월의 악몽을 씻고, 새출발을 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133경기 장기레이스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시즌 초반 레이스가 중요하다. 최초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의 위업을 달성한 SK는 최근 5년 연속 4월 1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여유있게 벌어 놓으면 후반 레이스에 여유가 생긴다.
물론 기선제압의 의미도 크다. 최근 몇 년간 머문 하위권의 수모를 씻고 초반부터 치고 나간다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초반 레이스에서 뒤처지며 상대팀들에게 '만만한 팀'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도 고전한 이유 중 하나였다. 시즌 초반부터 순위 싸움 주도권을 잡는다면 보다 유리한 시즌 운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김태균 박찬호 송신영의 가세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삐끗하면 안팎으로 흔들릴 여지가 있다. 팀을 하나로 뭉치고 결속력이 나기 위해서는 성적이 나야 한다. 4월 스타트를 잘 끊으면 탄력받을 수 있다. 한화가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시즌 초반 승부를 거는 이유다.
변수는 있다.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4월 한 달간 '제2의 홈구장' 청주구장에서 1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부분이 그렇다. 한 감독은 "아무래도 그 부분이 걱정된다"고 했는데 홈경기이지만 숙소 생활을 해야하는 등 선수들의 편의는 원정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확실한 준비와 대비만이 4월 스타트를 위한 선결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