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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친환경 주택, 그런데 예쁘기까지

  • 용인=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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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1.06 03:20

    태양광·태양열·지열 이용 100% 전력 자체 생산… 건축가 장윤규·신창훈 설계, 첨단기술을 디자인에 녹여

    친환경 주택엔 대개 고정관념이 따른다. 시커먼 태양열 집열판을 달고 창문을 작게 낸 답답하고 재미없는 상자형 건물이라는 것.

    이런 고정관념을 뒤집는 친환경 실험 주택이 최근 국내에 등장했다. 건축가 장윤규·신창훈(건축사무소 운생동)씨가 코오롱글로벌 기술연구센터의 기술을 접목해 경기도 용인에 지은 실험 주택 '에너지플러스 그린홈'(연면적 315㎡·약 95평)이다. 이 건물은 지난해 10월 독일의 친환경건축 인증인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인증을 받았다. 주택부문으로서는 국내 최초다. 지난달엔 대한민국 생태환경건축대상에서 기술부문 대상을 받았다.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4일 오후 이 주택을 찾았다. 산의 능선을 닮은 지붕 실루엣부터 눈에 들어왔다. 지붕과 벽면엔 열 손실을 줄일 수 있게 잔디, 이끼가 심어져 있었다. 동행한 장윤규씨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태양 에너지를 최대로 모을 수 있는 지붕의 각도와 요철(凹凸·오목함과 볼록함)을 고려했더니 산 모양이 됐다"고 했다. '지붕(roof)에 기술(technology)을 집대성한 건축물(architecture)'이란 의미에서 그는 "루프텍처(rooftec ture)"라는 용어를 이 건물에 썼다.

    건물 밖은 영하 4.8도. 하지만 내부 온도계는 23.7도를 가리켰다. 난방기는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 이성진 코오롱글로벌 친환경건축연구소장은 "오전과 밤에 한 시간씩만 난방하지만 외단열공법(건물 외부에 단열재를 부착하는 공법), 고단열 삼중 유리 등을 써서 하루 종일 23도를 유지한다"며 "자체 실험 결과 에너지 소비량이 기존 같은 면적 주택의 27% 정도 수준"이라고 했다. 건축비는 땅값을 제외하고 12억원 정도. "일반 주택을 이런 친환경공법으로 지을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30% 정도 비용이 더 든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냉·난방, 급탕 등에 쓰이는 전력은 건물 곳곳에 적용한 95개의 친환경 기술로 100% 자체 생산된다.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地熱)이 주 에너지원이다. 지붕에 달린 평판형 태양열 집열기, 고효율 태양광 발전시스템, 지하 200m에 땅을 파고 연결한 파이프를 통해 끌어올린 연중 평균 15도의 지열 등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골짜기 형태로 움푹 팬 지붕에서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빗물재활용시스템'도 썼다.

    이 집의 미덕은 첨단 기술이 디자인에 녹아 겉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쿨링 라디에이터(차가운 물을 넣어 이슬이 맺히게 해 여름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제습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폭 5㎝의 철판 수십 개를 붙인 형태인데 얼핏 보면 파티션(칸막이) 같다. 쿨 튜브(외부에서 들어온 공기를 지중의 파이프를 통해 실내로 보내 환기에 활용하는 장치)에 축열재(에너지를 저장하는 재료)로 쓰인 돌은 그대로 노출해 '설치 미술작품'처럼 보인다. 장윤규씨는 "첨단 기술이 쓰였지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감성적 공간으로 디자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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