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 등록금 등 240억 빼돌렸다"

입력 2012.01.04 03:05

檢, 법인자금 횡령 혐의 구속

어떻게 이런일이…
돈만 내고 안다니는 원생과 자퇴한 원생 돈 곶감 빼먹듯
최시중 방통위장 보좌역에 2억 건넸다는 첩보도 입수
'與 정치인에 거액'도 내사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이하 한예진) 김학인(48) 이사장이 원생 등록금과 법인 운영자금 24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숙연 영장전담판사는 김 이사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정규 대학과 같은 '학력' 인정기관은 아니지만, 교육과학부에 등록된 '학점' 인정기관에서 수백억대의 교비 횡령사건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1992년 문을 연 한예진은 방송기술과 연기·연출 등을 가르치는 평생교육시설이다. 가수 김상희·인순이, 연극인 손숙을 비롯한 화려한 교수진을 내세우며 지금까지 1만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등록금은 454만원(2012년 신입생 기준)으로 일반대학 등록금과 맞먹지만 시설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신입생 1000명·전체 원생 2500명 규모임에도 강의실은 40개가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학생들의 등록금을 한예진 공용계좌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받았다. 김 이사장은 이런 개인 계좌들을 이용해 원생 가운데 등록금만 내고 학원에 나오지 않거나, 학사 개시일 이후 일정 시점 이전에 자퇴할 경우 반환해줘야 하는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이 교과부의 정기 감사나 관리·감독을 받는 정식 학위수여기관이 아니란 점을 악용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에 따르면 김 이사장이 빼돌린 돈은 ▲한예진과 부설 한국방송아카데미 자금 240억원 횡령 ▲재산 1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 ▲법인 소득을 개인 소득으로 신고하는 수법 등으로 법인세 56억원 포탈 등 모두 300억원대에 달한다.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가운데)이 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하고 있다. /뉴스1

김 이사장은 이같은 비리를 눈치 챈 한예진 전 재무실장 최모(여·37)씨에게 협박을 당해 10여억원을 빼앗기기도 했다. 최씨는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김 이사장으로부터 현금 5억원과 경기도 파주시의 별장 등을 합해 10억여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지난달 21일 구속됐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빼돌린 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친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임모(여·52)씨 등을 통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책보좌역을 지낸 정모씨에게 약 2억원을 건넸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명박 대통령 대선 캠프에 있다가 2008년부터 작년 10월까지 방통위원장 정책보좌역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태국에 체류 중이다.

방통위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정 보좌역의 (김 이사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며, 최 위원장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씨도 자신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한예진 인근에 있는 신촌의 M호텔에서 여당 정치인 J씨를 수차례 만나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김 이사장과 마주쳤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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