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통한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맥연결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시간으로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흘러다니는 정보나 괴담들은 곧바로 현실에 연결되고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 현실 세계와 분리된 사이버 스페이스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시작된 방사능 공포는 트위터를 통해 전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한국에 방사성 비가 온다. 바람도 한국 쪽으로 바뀌었다"는 글이 퍼지면서 근거 없는 괴담들이 SNS를 점령했다. 현실 세계에서는 대형 마트마다 방사능을 해독한다는 미역과 다시마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지난해 1월에는 "여성들의 학군단(ROTC) 지원율이 너무 낮자, 정부가 여성 ROTC 출신은 제대 후 삼성이 특채하는 조건으로 각 학교 학군단과 계약했다"는 글이 트위터에 등장했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특혜가 이 정부가 말하는 공정사회냐"는 비난 여론이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부는 트위터에 "여성 ROTC 지원율은 높은 편이며, 학군단이 여성 ROTC를 우대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인터넷은 한·미 FTA 반대파들이 'FTA괴담'을 전파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트위터에는 "한·미 FTA 독소조항 12가지 완벽 정리"라는 글이 무분별하게 돌아다녔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으로 광우병 창궐해도 막지 못해' '미국의 무역보복으로 한국경제는 막장으로 몰리게 됨' 'ISD(투자자·국가제소권)로 한국은 공공정책 포기'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폭등으로 서민경제 파탄' 등의 근거 없는 내용이었다.

이 밖에도 '여중생 성폭행·납치범 김길태가 탈옥해 천안에 있고, 길에서 직접 봤다'는 트윗이 돌면서 김길태를 이송 수감한 청송교도소는 열흘 뒤 그가 이 교도소에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밝혀야 했다. '통영의 연쇄살인범이 도피생활을 하며 살인 행각을 벌인다' '미녀가 권한 술을 마시고 깨보니 콩팥이 없어졌다' '공원에서 장기 적출(摘出)된 여고생 시신 발견' 등의 헛소문이 트위터를 통해 전파되며 현실 세계를 들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