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장례식] 右정치 左군부 '호위 7인방'… 김정은의 핵심세력 대내외에 과시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1.12.29 03:04

    김정은 뒤 3人 - 장성택, '후견인'답게 김정은 바로 뒤에 서, 北권력의 중추 확인… '우상화의 달인' 김기남과 과학 비서 최태복 뒤이어
    왼쪽 군부 실세 4人 - '김정은의 軍 교사' 리영호, '김정일의 남자' 김영춘, 장교 감시총책 김정각, 보위부 장악 공신 우동측… "김정일 뜻대로 김정은 옹위" 공개적으로 충성 맹세한 것

    2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눈길을 끈 것은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일 시신이 실린 운구차를 양쪽에서 호위한 7명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이들 7인은 김정일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장군님(김정일) 유훈을 받들어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겠다'고 대내외에 맹세한 것"이라며 "김정은 시대를 떠받칠 핵심 7인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7인방'은 미묘한 역학관계로 얽혀 있다.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은 '김정은의 후견인'이란 평가답게 김정은 바로 뒷자리를 차지했다. 노동당 최고 권력부서인 조직지도부에서 잔뼈가 굵어 당 사업에 밝은 데다, 장성 출신의 형들 성우(2009년 사망)·성길(2006년 사망)의 후광으로 군부 내에도 지지세력이 많다. 공안기관을 관리하는 행정부장을 맡아 반대파 감시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 권력이 큰 것이 약점이다.

    장은 김정일 생전에는 공식 행사에서도 주로 뒷줄에 조용히 자리를 했지만, 이번 장례 기간 중 처음으로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전면에 나섰고, 이날도 김정은 바로 뒤에 위치에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다.

    운구차 왼편에 있던 군부 인사들은 김정은의 후계자 내정(2009년 1월) 직후부터 승진과 영전을 거듭한 '김정은의 남자들'로 장성택과 친분이 두터운 편이다.

    그중에서도 '포(砲)의 달인' '김정은의 군사 과외교사'로 불려온 총참모장(합참의장 격) 리영호 차수는 28일 장례식에서도 영구차 좌측 최선두에 서 김정은의 심복임을 과시했다. 그런 리영호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대장)이다. 총정치국은 소대장에서 총참모장까지 북한군 장교 전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조직이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군 장악 과정에서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김정각"이라고 했다.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은 김정은의 최측근이란 평을 듣는 인물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제일 먼저 후계수업을 받은 곳이 보위부"라며 "시간이 없는 김정은으로선 공안기구 장악이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보위부 장악에 적극 협력한 대가로 우동측은 2009년과 2010년 연달아 진급해 대장이 됐다.

    정부 소식통은 "리영호 뒤에 있던 김영춘의 심리상태가 궁금하다"고 했다. 1995년 6군단 반란 사건을 진압해 '김정일의 남자'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최근 인사에서 연거푸 고개를 떨궜다. 작년 9월 28일 당대표자회에서 한참 후배인 리영호에 밀려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지 못했고, 당중앙군사위에서도 리영호(부위원장)보다 낮은 위원직에 머물렀다.

    '노동당의 두 거목'으로 불리는 김기남·최태복 비서도 김정은과 함께 운구차를 호위했다. 특히 통치 경험이 없는 김정은으로선 '우상화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기남 선전 비서의 역할에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사 책임주필 출신으로 선전선동 분야에서 45년을 종사한 그는 '김씨 왕조'의 우상화 작업을 총지휘해왔다. 김기남은 2009년 8월 김대중 대통령 사망 후 북측 조문단 단장으로 서울을 찾았었다.

    최태복 교육·과학 비서는 '과학기술 발전'이란 특명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후계자 내정 이후 북한 매체들은 'CNC(컴퓨터수치제어)' 기술 보급을 김정은 치적으로 선전하는 등 과학기술을 갑자기 강조하기 시작했다. 대북 소식통은 "김일성의 '주체', 김정일의 '선군'처럼 김정은도 자신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며 "김정은의 화두는 과학기술 쪽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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