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25)가 없는 단거리 레이스는 산타클로스 없는 크리스마스 같았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011년 10대 스포츠뉴스를 선정해 28일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야구와 축구 등 프로 스포츠를 제외한 올림픽 아마추어 종목을 대상으로 삼았다. 그 중 1위는 자메이카의 육상 영웅이자 100m 세계기록(9초58) 보유자인 볼트가 지난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결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한 사건이었다.

(왼쪽 사진)우사인 볼트.

볼트의 강력한 라이벌인 타이슨 게이(미국)가 수술을 받아 대회에 불참하고, 아사파 파월(자메이카)도 부상으로 기권한 상황이었다. 볼트의 우승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세계기록 수립에 대한 부담 탓인지 볼트는 출발 총성이 울리기 0.104초 전에 먼저 뛰어나갔다. 본인의 실수를 깨달은 그는 상의를 벗어던지고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스스로를 책망했다. 전광판에 실격 내용이 뜨자 망연자실한 듯한 표정으로 "누구라고(Who is it)?"를 외치기도 했다. 볼트가 경기장 밖으로 물러나고 재개된 경기에서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가 우승을 차지했다.

SI는 볼트의 실격이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스포츠팬들에게 준 충격을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의 정지', '빅 벤(Big Ben)의 고장' 등의 비유를 써가며 설명했다. 올드 페이스풀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간헐천으로 평균 65분 간격으로 물보라를 뿜어 올린다.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대형 시계 빅 벤 역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제대회에 나서기만 하면 예외 없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볼트의 실격은 그만큼 믿기 어려운 뉴스였다.

2위는 지난 7월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미국의 수영 스타 라이언 록티(27)가 5관왕을 차지한 것이었으며,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종합에서 역대 미국 선수로는 6번째로 금메달을 목에 건 '신데렐라' 조딘 위버(16)의 출현이 3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