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미니드레스를 입은 '우리의 디바'가 사뿐히 등장하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짓자, 300여 객석에서 터질 듯한 박수가 쏟아졌다. "진짜 요정 같애." "누나 최고예요!".

지난 7일 저녁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에서 진행된 TV조선 음악 토크쇼 'P.S. I♥YOU 박정현' 녹화 분위기는 시종일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관객들은 녹화 1시간 전부터 입장해 "오늘 누가 무슨 노래를 부를까?" "박정현을 실제로 보면 어떨까?" 두런두런 대화를 나눴다.

이날 녹화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시청자와 만날 3회 방송분. 박정현은 서툰 한국어였지만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대본 큐시트 뒷장을 객석 쪽에 내보였다. "우리 프로그램 새 타이틀 로고예요. 어떠신가요? 당연히 예쁠 거예요. 제가 쓴 거라. 하하." 그는 "볼수록 정이 간다. 보고 있으면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른다"며 "더 완성된 멘트, 더 훌륭한 진행감, 지친 하루의 끝에 휴식처럼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며 무대를 열었다.

오늘 밤 10시 방송되는 TV조선 ‘P.S. I♥YOU 박정현’의 녹화 장면. 김창완밴드(왼쪽)와 아이유가 초대손님으로 나와 MC 박정현과 얘기하고 있다.

첫 번째 손님은 2집 앨범으로 돌아온 '가요계의 대세' 아이유. 갑자기 무대가 암전(暗轉)되고 새하얀 안개와 함께 아이유가 등장하자 "으아~" 하는 남성팬들의 비명이 묵직하게 깔렸다. "진짜 너무 예뻐!" "인형이야, 인형!" 박정현이 "우리 대화하는 건 처음이에요. 나를 어떻게 부르겠어요? 언니? 이모? 계산해보니 이모 정도 되더라고요"라고 하자, 폭소가 터져나왔다.

박정현은 "아이유씨를 만나기 전 걱정을 많이 했다. 10대 언어를 모를까 봐. 그런데 만나보니 안 그렇다"고 했다. 아이유의 대답. "제가 학교를 잘 안 가서 그래요. 하하" 이어진 두 사람의 대화. "10대니까 물어볼게요. '쩐다'가 무슨 뜻이에요?"(박) "굉장히 대단하거나 극단적일 때 쓰는 말이죠. 표정이나 말투로 잘~ 파악해야 해요."(아이유) "그러면 개드립은? 욕인가요?" "욕은 아니죠. 개와 드립이니까. '개수작 부리지 마'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좋은 표현은 아니죠. 흐흐흐흐."

아이유는 숨겨진 명곡을 소개하는 '히든트랙' 코너에서 코린 베일리 래의 '어나더 레이니 데이'를 선택했고 두 번이나 가사를 까먹는 실수를 했지만 관객들은 "괜찮아요" "귀여워요"라고 격려했다. "이번에도 틀리면 절 욕하세요"라던 아이유는 결국 빼어난 가창력으로 곡을 마무리했고, 앨범 타이틀곡 '너랑 나'를 깜찍하게 마무리하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이어 등장한 김창완밴드는 공연장을 온통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너를 업던 기억' 등 히트곡들이 이어질 때마다 300여 관객은 손과 발을 구르며 열광했다. 한 관객은 "박수를 너무 쳐서 손바닥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도대체 안 늙으시는 이유가 뭐냐"는 박정현의 질문에 김창완은 "어른이 되면 세상 이치를 다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아직 이걸 모르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녹화장을 찾은 김인태(18)군은 "다른 어떤 음악프로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이날 녹화분은 오늘 밤 10시(잠정) 채널 19번 TV조선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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