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틀 뒤 생일 오찬 즐기려던 이 대통령…정보라인, 정말 몰랐나

입력 2011.12.19 15:08 | 수정 2011.12.19 19:09

북한의 조선중앙TV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한 19일 용산 아이파크몰 가전제품 매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이 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 정부는 진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을 몰랐던 것일까. 19일 정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북한 중앙통신의 ‘중대 발표’가 있기 직전 정부 주요인사와 군 관계자, 외교·통일 라인 담당자들은 일상과 다름없는 공무를 수행 중이었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17일,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에 있었으며 18일 국내에 돌아온 뒤에도 평소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생일을 맞이해 직원들과 오찬을 즐기려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긴급 뉴스가 타전 뒤,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긴급히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의 공식 발표 당시 국방개혁법안 처리 협조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 면담차 국회에 가 있었으며, 정승조 합참의장은 전방지역을 찾아 현장지도를 하고 있었다.
 
외교부 고위급 간부들은 한창 식사 중이었고,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특별방송이 예고된 정오에 북한 TV를 모니터하다가 북한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나오자 얼굴이 사색이 돼 곧바로 장관실로 직행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우리의 대북·대중 정보라인은 지난 2일 동안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 국가정보원 등이 사망소식을 알았다면, 정부 요인들이 일상적으로 돌아다니기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보다 충격적인 것은 ‘정말 청와대가 사흘간 몰랐는가?’”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과 관련해) 유사시 대통령의 존재를 감안할 때 사망을 알았다면 일정이 당연히 조정됐어야 한다. 대북 대중 외교라인 절단의 충격”이라고 말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김정일 사망 이틀이 지나도록 감감했다니, 국정원이 정보력이 있긴 있는 거냐”라고 비판했고, “김정일 사망소식을 북한에서 방송해줘야 알 수 있다니 국정원 정보력 어떡하나”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또 이 대통령의 방일을 두고 “몰랐다는 것도 문제, 알고 나갔다면 더 큰 문제”라는 트윗이 급속히 확산 중이다.
 
정부가 무방비로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받아들인 사이 탈북자 지식인 단체인 ‘NK 지식인연대’는 발표 직전인 11시41분 “김정일 사망보도를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6자회담 관련 입장 표명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는 상반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 같은 폐쇄된 시스템에서 김정일 사망 소식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례위원까지 발표하는 등 내용을 다 준비하고 녹화를 했으니 내부 움직임이 있었을 텐데 몰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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