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준규, 올초 검찰총장때 이국철(SLS 회장) 만났다

조선일보
  • 이명진 기자
    입력 2011.12.15 03:12

    당시 재판 중인 李회장과 강남 레스토랑서 식사, 최근 구속 로비스트 文씨 참석… 구명 로비 의혹
    김 前총장“현직때 일은 말 않겠다”

    김준규<사진> 전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이던 올해 초 이국철 SLS 회장과 이 회장의 로비스트인 문환철(42·대영로직스 대표)씨를 만난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사정당국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이 회장과 문씨를 서울 강남의 레스토랑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만남은 문씨가 주선했으며, 문씨는 김 전 총장과 이전부터 안면이 있는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는 이 회장에게서 'SLS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정·관계 로비자금'명목으로 7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된 사람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문씨가 현직 검찰총장을 상대로 구명(救命) 로비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만남이 이뤄질 때 이 회장은 창원지검이 2009년 하반기 진행한 수사에서 분식회계 등의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중이었다. 창원지검 수사는 김 전 총장이 총장일 때 진행됐으나, 이 회장에 대한 비리 첩보가 창원지검에 배당된 것은 김 전 총장 취임 이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SLS그룹 주력 계열사인 SLS조선의 워크아웃이 결정되면서 경영권도 잃은 상태였다.

    검찰 안팎에선 이 만남이 이 회장이 줄곧 주장해 온 'SLS 워크아웃 과정의 부당성'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모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장과 문씨가 SLS조선 워크아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회장은 만남 이후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금품을 수수했으며, SLS조선 워크아웃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내용으로 대검에 진정을 냈고, 대검은 이 회장의 진정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에 넘겨 조사토록 했다.

    이국철 SLS 회장. /조선일보DB
    이 사건은 이 회장이 지난 9월 당초 진정 내용에는 없던 '신재민 전 차관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수3부로 수사 주체가 바뀌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검찰이 입수한 비망록에 "검찰의 최고 간부님과 한식 겸 퓨전 양식 메뉴로 식사했는데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적었고, 50만~55만원의 식대도 이회장 자신이 카드로 결제했다고도 적었다.

    '최고 간부님'은 김 전 총장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또 "문씨가 (김 전 총장 등) 검찰 간부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해서 돈을 줬다"고도 적었다.

    지난 7월 검·경 수사권 조정 파문으로 총장에서 사퇴한 후 미국에 머물다 최근 귀국한 김 전 총장은 "(문씨는) 참 실없는 사람"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검찰수사로 기소돼 재판 중인 당사자를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총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총장 때 일은 '노 코멘트'를 하는 것이 맞는다. 내가 총장 때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이든 뭐든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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