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평화비, 법보다 국민 정서 고려"

조선일보
입력 2011.12.15 03:13

14일 정오 1000번째 수요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일본군 종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동상이 세워졌다. 한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있는 10대 소녀의 모습으로 '평화비(平和碑)'로 부르기로 했다. 바닥에는 지난 1992년 1월 8일부터 열린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서 평화비를 세웠다는 문구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등 3개 국어로 새겨진 대리석 명판이 있었다.

이 평화비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지난해 10월부터 시민들로부터 모금해 거둔 3700여만원으로 만들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5명의 정신대 할머니와 정대협 회원, 시민 등 1000여명이 제막식을 가졌다.

정신대 피해자 김복동(85) 할머니는 "일본 정부는 이 백발의 늙은이들이 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말했다.

평화비는 법적으로만 보면 도로법상 관할 종로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종로구청은 허가를 하지 않은 상태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노점상처럼 도로 점용의 문제에 걸린다면 허가를 받지 않았으니 과태료가 부과되겠지만, 미술품으로 본다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화비는 하루 만에 정치적인 문제가 됐다. 한·일 양국의 외교 마찰로 비화될 수 있는 '뜨거운 감자'다. 종로구청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평화비는 이미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나면 구청은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