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첫출근, 고양 선수들 초긴장

입력 2011.12.14 13:37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전주 야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고양 원더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김성근 감독은 14일 오전 일찍부터 야구장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김 감독이 김호연에게 망치를 이용한 타격훈련을 시키고 있다. 전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초대 사령탑 김성근 감독.
계약대로라면 1월부터 팀에 합류, 선수들을 지도하면 된다. 그러나 14일 곧바로 고양 원더스의 전지훈련지인 전주야구장에 나타났다. 그것도 공식 훈련시간인 오전 9시30분보다 2시간 빠른 7시30분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양 원더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 첫 훈련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는 한박자 빨랐다.
13일 전화통화를 했다. "14일 정도에 내려가려고 해. 13일에는 치과치료를 해야 하거든"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참지 못했다. 13일 오후 짐을 꾸려 곧장 전주로 향했다. 잠을 통 이루지 못했다. "치료받았던 이가 아파서 끙끙 앓다가 새벽 4시에 깼다"고 했다.
결국 오전 7시30분, 옷을 주섬주섬 입고 홀로 전주야구장으로 향했다. 아침도 거른 채 예정 시간인 9시30분 보다 무려 2시간이나 빨리 '첫 출근'을 했다. 막상 선수들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운동장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야인으로 있으면서 꾹꾹 눌러야 했던 '야구 갈증'이 어느 정도였을지 미뤄 짐작케 하는 대목.
숙소인 화이트 관광호텔에서 야구장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 다음달 중순까지 쓸 야구장에 대한 그라운드 상태와 실내연습장을 둘러봤다. 그는 "일찍 올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데 집에서 좀이 쑤셔서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텅 빈 운동장을 둘러보며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을 훈련에 참고해야 했다. "외야 펑고 훈련은 못할 것 같다. 울퉁불퉁한데다 얼어서 선수들이 부상당할 수 있다"고 했다.
8시30분 쯤, 포수들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투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배팅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서부터 고양 원더스의 첫 지도가 시작됐다. 김 감독은 파격적인 훈련방법을 여전히 사용했다. 포수 김연호에게 망치와 갈퀴를 들고 스윙 매커니즘을 설명했다. 그는 망치를 들고 볼을 친 뒤, 갈퀴를 들고 스윙을 하게 하기도 했다.
스윙 시 테이크 백 동작에서 팔꿈치 각도를 조정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김 감독은 "망치로 못을 박는 식으로 치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훈련방법"이라고 했다. 김연호는 "스윙을 할 때 팔꿈치가 벌어지는 단점을 망치와 갈퀴를 들고 치면서 확실히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긴장한 선수단, 이제 시작인 야신
9시15분쯤 운동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포수 김호연은 "감독님이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단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김광수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에게 간단한 훈련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늦은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이때가 오전 9시22분이었다.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한 김 감독은 식사 도중 "선수들보다 기자들이 더 빠르구만"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뼈가 있다. 고양 선수들은 긴장해야 할 한 마디. 공식훈련시간은 9시30분이지만, 자신과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찍 훈련에 참가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책의 뉘앙스가 슬쩍 담긴 말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생각한 것보다 방망이는 잘 돌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첫날부터 그는 특유의 꼼꼼한 지도로 그라운드 위를 누볐다. 베팅볼을 치는 타자들 하나하나를 붙잡고 중심이동에 대한 중요성과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옆에 있던 작은 나무 막대기를 들고 중심이동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타자들을 지켜본 뒤 야구장 옆에 있는 실내연습장으로 이동했다. 투수들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역시 그는 투구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을 맨투맨으로 가르쳤다.
훈련은 계속 이어졌다. 야구장 옆에 임시로 설치된 간이식당에서 선수단은 모두 식사를 해결했다.
'SK 시절 훈련방법과 고양 원더스에서 훈련방식에 차이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차이는 없다. 갈 길이 멀다. 나도 그렇지만, 선수들도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첫날 야간훈련을 합니까'라는 우문을 던졌다. 그는 "당연하다"고 했다. 고양 원더스에서 야신의 출발은 그렇게 시작됐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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