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移民으로 인구 유지하기

조선일보
입력 2011.12.08 23:14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몸엔 5가지 피가 섞여 흐른다. 타이·중국·흑인이 4분의 1씩이고 백인과 아메리칸 인디언이 각각 8분의 1이다. '인종의 용광로' 미국이 낳은 수퍼스타답다. 미국은 선진국 중에 거의 유일하게 2.0명 이상 출산율을 유지하는 나라다. 이민 가구의 출산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 속도로 이민이 증가하면 2050년 백인 인구가 절반밖에 안 될 거라는 전망이다.

통계청이 우리 인구는 2030년 521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2006년엔 '2018년부터 인구가 줄어든다'고 했는데 5년 사이 12년 늦춰졌다. 출산율이 2005년 1.08명에서 지난해 1.23명으로 약간 회복된 데다 장기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난 것이 작용했다. 작년에도 외국인 체류자는 9만7000명 늘었다.

▶지난 9월 대구에서 열린 외국인 노동자 한가위 페스티벌에 필리핀에선 '조용필급(級) 국민가수'라는 프레디 아길라가 왔다. 400명의 동남아 노동자들이 4시간 넘게 감격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6월에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필리핀 가수가 공연을 한 일이 있고 9월 하순 경남 창원에선 '아시아 팝뮤직 콘서트'가 열렸다. 몇 십년 전 중동·동남아의 해외 건설현장을 돌던 우리 위문공연단이 생각난다.

▶6월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142만명, 그중에 외국인 노동자는 59만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2050년까지 1159만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민자들은 낯선 환경에서 자기 운명을 개척해나갈 의지를 가진 진취적인 사람들이 많다. 전 세계에 나가 사는 한국 교포 700만명도 근면하게 일해 대부분 잘 정착해 산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감당키 어려운 사회갈등을 부를 수도 있다. 프랑스에선 2005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무슬림 청년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독일에선 최근 극우주의자 3인조가 11년간 10명을 연쇄 살인한 사건으로 들끓고 있다. 희생자 중 8명이 터키인이어서 터키 전통음식에 빗대 '케밥 살인사건'으로 불린다. 나라 빗장을 어느 정도까지 열 것인가 하는 것은 장·단기 국익(國益)과 외국인 인권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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