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반대하는 불법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박건찬(45) 종로경찰서장을 폭행한 시위대는 3명, 현장에서 전경을 폭행한 시위대는 5명으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박 서장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27일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김모(54)씨는 열린우리당 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전력이 있는 '전문 시위꾼'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 서장을 폭행한 김씨는 2005년 화성시장 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 김씨는 작년 6·2 지방선거 때도 경기도 화성시에서 무소속으로 기초의원에 출마했지만 낙마했다. 작년 출마 당시 김씨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직업은 농업, 재산은 4억4658만원이라 신고했다.

몸싸움 벌이는 시위대와 경찰…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진출하려다 경찰이 막아서자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좌파 단체에서 활동하며 각종 시위에 자주 등장해 운동권 내에서는 유명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현대사를 연구하는 좌파 단체 '민족문제연구소'의 경기 남부지부 고문을 맡고 있고, 보수 단체인 어버이연합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4월 결성된 좌파 성향 단체 '좋은 어버이들'의 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씨는 경기도 소재의 모 대학교 경영학과 83학번으로, 화성서부신협 8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8월 서울 중구 한국자유총연맹 광장에서 열린 이승만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주한 미국대사 차량에 물통을 던져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반미 단체들이 결집했던 제주 강정마을 시위와 4대강 사업저지 운동,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주장하는 집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서장을 폭행한 나머지 2명은 시위 현장에서 사진을 찍기는 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전·의경을 폭행한 5명을 체포했으며, 한 전경의 얼굴을 폭행한 김모(42)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각종 불법 집회에 참석해 경찰에 5번가량 입건됐을 정도로 집회·시위 현장에 자주 모습을 보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전경의 방패를 빼앗으려 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허모(42)씨는 경기지역 건설노조 지회장 출신으로 시위 현장에 자주 등장한 인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경찰 폭행에 가담한 회사원 고모(37)씨와 이모(48)씨, 또 다른 이모(32)씨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경찰을 폭행한 시위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바로잡습니다

▲29일자 A3면 '서장 폭행범, 열린우리당 시장후보였던 전문 시위꾼' 기사 중 폭행 용의자 김씨는 2005년 화성시장 보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예비 후보로 등록했지만,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