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FTA 成敗는 이제부터 우리들 하기 나름이다

조선일보
입력 2011.11.22 23:02 | 수정 2011.11.22 23:03

한·미 FTA 비준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부의장은 질서유지권과 경호권을 발동시킨 뒤 비준안을 직권 상정했고, 재적의원 295명 중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비준안이 통과됐다.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단독으로 진행된 표결에 항의했으며,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려 소란을 빚기도 했다.

국민들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한·미 FTA는 여·야가 합의로 처리하거나, 그것이 어려우면 최소한 여·야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표결로 처리됐어야 한다. 여당이 의원총회를 위해 모이는 것처럼 했다가 기습적으로 본회의장으로 달려가 군사작전 벌이듯 비준안을 처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대통령·정부·여당이 정성과 진심을 다해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야당 역시 FTA를 국익(國益)보다는 내년 선거에서의 득실(得失)을 기준으로 저울질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다. 정치권의 무능(無能)과 불통(不通)이 FTA 처리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지난달 미 의회에 이어 우리 국회도 비준안을 처리함에 따라 한·미 FTA는 2006년 초 협상이 시작된 지 6년 만인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한·미 FTA의 발효가 눈앞에 다가오면서부터 '자유무역권' 협상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연쇄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을 중심으로 칠레·싱가포르·뉴질랜드 등 9개 국가가 추진하는 범태평양자유무역권 협정(TPP)에 일본이 참여키로 결정하자, 다음날 곧바로 멕시코와 캐나다가 TPP 협상 참여를 선언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 지난 17~1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잇달아 열린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미국 등이 참가한 정상회담에서는 '아시아 대(大)무역권' 협정에 아세안 외에 한·중·일·호주·인도·뉴질랜드 등 6개국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중·일은 3국 간 FTA 협상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별도로 합의했다. 세계 각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글로벌 FTA 체제를 향해 뛰어가는 흐름에 우리가 한 발 빨리 뛰어들었다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미 FTA 비준에 따라 대한민국과 4900만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발달한 시장과 벽을 허물고 새로운 방식의 경제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지금부터 정부와 기업,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하기에 달려 있다. FTA가 되면 농민·중소기업·자영업 같은 경제적 약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FTA 반대론을 마음에 새기면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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