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양 한국아동 수, 17년만에 다시 부끄러운 세계 1위… 왜?

입력 2011.11.21 03:06 | 수정 2011.11.22 17:57

해외입양 줄고있지만 - 세계 13위권 경제대국임에도 장애아·미혼모아이 입양꺼려, 작년 1013명 미국 등 해외로
미국행 편중 이유는 - "건강 양호하고 두뇌 우수" 미국인들, 저개발국 아동보다 한국서 온 아이들 선호 경향

한국은 언제나 '아동 수출 대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까. 우리나라가 여전히 '대미(對美) 입양 수출 1위국'인 것으로 조사돼 국내 아동보호정책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국무부가 지난 18일(현지시각) 발표한 '연례 국제입양 보고서(2011회계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으로부터 미국 가정에 입양된 아동 총 2047명 중 한국 어린이가 734명(36%)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그다음이 필리핀 216명, 우간다 196명, 인도 168명, 에티오피아 126명 순이었다.

미국을 거쳐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최종 입양된 아동 수는 총 9320명으로, 이 중 중국이 25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에티오피아(1727명)와 러시아(970명)가 그 뒤를 이었고, 한국은 736명으로 4위였다. 그다음은 우크라이나(632명), 필리핀(230명), 인도(228명), 우간다(207명), 대만(205명) 등이다. 미국내 한국 입양아동 수는 1994년까지 1위였다가 이후 3~5위였으나 17년 만에 다시 1위가 된 것이다.

여전한 '아동 수출 대국'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로 보낸 입양 아동 수는 1013명으로 국내외 입양아동 2475명의 40.9%를 차지했다. 세계 13위권 경제대국인데도, 아직도 전체 입양 대상자의 40%를 해외로 보내는 실정인 것이다.

해외입양은 아동을 갑자기 전혀 다른 문화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입양협약은 '아동은 태어난 가정에서 친부모가 양육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아동이 태어난 나라에서 입양가정을 찾아야 한다'며 해외입양은 '최후수단'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아동의 해외입양이 여전히 연간 1000건을 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아동수출 대국'인 것은 국내 아동보호체계가 미흡한 데다 국내에 입양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노충래 교수(사회복지학)는 "국내에 아동양육시설과 가정위탁 등 여건이 부족하고 국내입양도 어렵기 때문에 장애가 있거나 나이가 좀 든 아이들은 마지막 방법으로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 대부분 해외로 나가고 있다. 국내아동 입양 중에서 장애아는 3.5% 미만에 그치는 실정이다.

그나마 2007년 정부가 해외입양 대상자는 무조건 5개월 동안 국내입양 노력을 한 다음에야 해외로 보내는 '국내입양 우선추진제'를 도입한 후 국내입양이 해외입양을 앞서고 있다. 복지부 이경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최근 입양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고는 있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한국 아동 선호

우리나라 입양 아동의 90% 가까이는 미혼모가 낳은 아동들이다. 이경은 과장은 "미혼모가 스스로 아동을 키우기에는 사회적 차별도 여전하고 지원도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입양아동 1013명 중 775명(76.5%)은 미국으로 보내졌다. 스웨덴(74명), 캐나다(60명), 노르웨이(43명), 호주(18명) 등으로도 보내고 있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다. 해외입양 관계자는 "미국 가정에서 우리나라 아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 아동이 저개발국에서 온 아동에 비해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이고 두뇌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신대 조혜정 교수(아동학)는 "내년 8월부터 입양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해서 국내 입양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미혼모 발생을 줄여야겠지만, 양육하려는 미혼모가 있으면 획기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 입양 대상아동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 바로잡습니다
▲21일자 A4면 '美입양 한국아동 수 세계 1위' 기사 중 한국은 미국에 입국한 뒤 미국 법원의 입양허가를 얻은 아동 수를 기준으로 1위임을 밝힙니다. 미국으로 입양된 전체 아동 수를 따졌을 때 한국은 중국·에티오피아·러시아에 이어 4위입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