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숙소 식당에 생긴 비무장지대

입력 2011.11.14 03:57

DMZ.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의 약자다. 한국전쟁 이후 남과 북이 서로 2㎞씩 완충 지대를 만들었다. 서해부터 동해까지 155마일(248㎞)에 걸쳐 있다.
또 하나의 '비무장지대'가 레바논 베이루트에 생겼다. 바로 베이루트 시내 르 코모도르 호텔 식당이다. 15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레바논과 한국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 경기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이 호텔에는 공교롭게도 원정팀 한국과 홈팀 레바논 대표팀이 함께 묵고 있다. 레바논에는 우리나라의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같은 시설이 없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주요 호텔에 둥지를 튼다. 호텔도 그리 많지 않다. 상대팀과 같은 호텔에서 지내는 상황이 흔하다.
문제는 식당이다. 호텔 내 식당이 너무 좁다. 동시에 110명이 식사할 수 있는 파주 NFC 식당(90평)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한국과 레바논이 동시에 사용할 경우 꽉 찰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이 따닥따닥 붙어 앉아야 한다. 음식을 가지러 옆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중간에 파티션을 쳐서 자리를 구분했지만 팽팽한 신경전까지 막을 수는 없다. 선수들은 서로 상대방을 노려보며 밥을 먹을 정도다. 이 때문에 긴장 없이 편안해야 할 식사 시간이 또 다른 대결의 장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비무장지대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한국과 레바논의 사이에 있는 테이블에는 그 누구도 앉지 않는다. 물론 15일 경기에서 상대를 확실하게 누르겠다는 의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베이루트(레바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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