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웅의 야구 기록과 기록사이]원점으로 돌아온 이승엽의 통산 기록

입력 2011.11.14 00:33






2003년 정규리그 최종일 경기에서 기어이 시즌 56호 홈런을 때려내며 아시아신기록 수립이라는 한국야구사의 역사적 위업을 완성시켰던 이승엽이 당해 년도를 끝으로 국내무대와의 이별을 선언했을 무렵, 그의 기록은 프로야구연감 타격관련 개인기록의 여러 부문에 걸쳐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었다.

타점에서는 948타점으로 당시 1, 2위였던 장종훈(1117)과 양준혁(966)에 이어 3위 자리에 랭크 되어 있었고, 득점은 883득점으로 4위, 루타수와 2루타 부문에서는 2586루타와 292개의 2루타로 각각 3위에 올라있었다.최상위층은 아니었지만 안타수에서는 1286안타로 12위, 4사구부문에서는 748개로 6위였다.

특히 이승엽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홈런부문에서는 324홈런으로 통산랭킹 2위 자리에까지 오르며 당시 1위였던 장종훈(333홈런)을 9개 차로 바짝 따라붙은 상황이었다.

그 당시 향후 몇 년간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좀더 이어간다고 가정할 때, 대부분의 통산기록 차트 꼭지점이 이승엽이라는 이름으로 도배되는 일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렇지만 이승엽은 보다 큰 무대를 원했다. 보장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불확실한 미래로의 도전을 택했다. 그리고 8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도일 첫 해인 2004년 지바 롯데를 시작으로 2006년 요미우리, 2011년 오릭스로 말을 바꿔 타는 동안 성공과 실패, 환희와 좌절을 두루 경험해야 했던 이승엽이 일본무대에서 기록한 통산 성적은 스스로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79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7리(2668타수 686안타), 439타점과 394득점을 올렸으며, 루타수와 2루타는 1317루타와 138개의 2루타, 4사구 부문에서는 276개를 얻어냈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홈런 숫자는 총 159홈런. 9년간(1995~2003년) 한국에서 일궈낸 그것과 비교하면 일견 초라해 보일 정도다.

그러나 굵직한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국민 타자다운 활약으로 수 차례 한국야구를 위험지대로부터 구해냈던 그의 공헌도와 한 수 높은 무대에 도전, 어렵게 얻은 결실임을 감안한다면 겉으로 드러난 통계만을 가지고 초라하다 평하기엔 너무도 값지고 무거운 성적이다.

이제 전성기가 지난 그의 나이 36세에 이승엽은 다시 한국무대에 서려 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 얼마 동안 더 현역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프로야구로의 복귀 역시 지금의 이승엽에게 있어서는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앞에 분명한 목표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귀국길에서 이미 밝혔듯이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만큼은 꼭 한번 깨뜨려보고 싶다는 그의 의지는 어느새 당면 목표를 조준하고 있는 상황이다.

멈춰선 이승엽의 홈런 시계바늘은 현재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인 351홈런에 27개가 모자란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전성기 시절의 이승엽이라면 서너 달도 안 걸려 도달 가능한 수치지만, 오랜 국내무대 공백기가 기록달성에 얼마만큼의 시간적 지연을 가져다 줄는지는 알 수 없다.

온 국민이 주목하고 축포가 하늘을 향해 높이 쏘아 올려질 한국프로야구의 352번째 홈런 D-day는 과연 언제가 될 것인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벌써 설레임이 일기도 하지만, 문득 드는 이런 생각 하나.

‘이승엽은 개인적으로 2005년 이미 352번째 홈런을 때려 냈었는데….’

활동한 리그가 두 나라로 나뉘어진 까닭에 다시 재도전해야 되는 상황을 맞은 그의 기록이 갑자기 안쓰러워진다.

야구에서 만약이나 가정은 필요 없다지만 이승엽이 한국과 일본에서 거둔 성적을 합산하면 국내기록 대비, 현재 어느 수준에까지 와 있을지에 궁금증이 닿았다.

출장경기수로는 1940경기(1143+797). 양준혁이 갖고 있는 최다경기 출장기록인 2135경기에 195경기가 모자란다. 안타수와 2루타 부문은 1972안타(1286+686)와 430개(292+138). 역시 양준혁의 2318안타와 458개 2루타 기록에 346안타와 28개의 2루타가 부족하다.

득점과 4사구 부문에서는 1277득점(883+394)과 1024개(748+276)로 1299득점과 1380개의 4사구 국내기록(양준혁 보유)에 22득점과 356개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산 최다안타와 4사구 기록을 제외하면 향후 2년 안에 이승엽 개인적으로 국내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위치다.

한편 홈런과 루타수 부문에서는 이미 양준혁의 국내기록을 한참 넘어서 있다. 이승엽이 지금까지 한,일 프로야구를 오가며 쌓아 올린 홈런 숫자는 총 483홈런(324+159). 국내기록인 양준혁의 351홈런 돌파가 문제가 아니라 개인통산 500호 홈런이라는 기념비적 대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루타수 역시 마찬가지다. 총 루타수 부문 국내기록은 양준혁의 3879루타. 이승엽이 지금까지 기록한 총 루타수는 이보다 24루타가 많은 3903루타수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홈런 부문을 제외하면 당장 한 두 해, 한국에서의 반짝 활약만으로 톱의 자리에 오를 만한 통산기록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내 타격관련 통산기록을 독점하고 있는 양준혁이 18년간 돌탑 쌓듯 꾸준히 쌓아 올린 기록을 8년의 공백기와 9년이라는 반절의 시간이 주는 한계를 딛고 어깨를 맞춘다는 것은 당연 불가능한 과욕이다.

다만 6년간(1995~1998, 2002~2003) 삼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솥밥을 지어먹은 동료이자 2002년 팀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궜던 양준혁이 갖고 있는 타격관련 개인통산 기록들의 몇 부 능선까지 이승엽은 그의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지.

젊은 나이에 이미 올랐던 고지를 노장의 몸으로 다시 한번 오르려 하는 그의 도전과 분투에 박수를 보낸다.

윤병웅 KBO 기록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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