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들은 2차 드래프트에 지명될 수 있을까.

오는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사상 첫 2차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9구단 NC 다이노스의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마련된 2차 드래프트는 한국형 룰5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각각 롯데와 SK를 떠나는 손민한(36)과 박재홍(38)이다. 두 선수 모두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들이지만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재기에 대한 자신도 있다.

예년이라면 지금 방출 수순을 밟고 타팀을 알아봐야 할 상황. 그러나 올해는 당분간 소속팀 신분이 유지된다. 2차 드래프트 때문이다. 기존 8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40명을 제외한 선수들이 대상자가 된다. 군보류, 외국인, FA 신청선수는 자동으로 제외된다. 사실상 방출 신분인 손민한과 박재홍도 2차 드래프트 대상.

그러나 대부분 구단들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한 손민한과 박재홍 영입에는 회의를 내비치고 있다. 이미 손민한과 박재홍은 방출 신분임이 드러났다. 그런데 2차 드래프트에서 이들을 지명할 경우 1라운드에는 3억원, 2라운드에는 2억원, 3라운드에는 1억원을 양도금으로 내야 한다. 방출 선수 영입을 위해 상대팀에게 돈까지 줘야 하는 아이러니. 올해는 어느 때보다 FA 시장이 활발하기 때문에 한푼이라도 장전해야 할 시기다.

2차 드래프트에서 손민한과 박재홍의 지명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선수를 하나라도 끌어모아야 할 신생구단 NC 다이노스가 있지만, 2013년에야 1군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단이나 선수나 서로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1년의 시간이 매우 크다. 그들은 미래보다 당장 뛸 수 있는 팀을 원한다.

만약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고 방출 선수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면 훨씬 자유로워진다. 전소속팀에 양도금 등을 따로 보상할 필요없이 오직 선수 몸값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몇몇 팀들은 리빌딩을 이유로 이들에 대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스타라는 상징성과 기대감은 여전하다.

일종의 입도선매 차원에서 손민한과 박재홍이 2차 드래프트에 지명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2차 드래프트 때문에 새로운 팀을 물색할 시간만 소모될 가능성이 높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 KBO 관계자는 "처음 실시하는 만큼 2차 드래프트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 추후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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